이노경 Birds, 새가 피아노를 만났을 때

양형모 기자 2026. 2. 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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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와 풀피리로 되살린 초적의 숨결과 즉흥의 기록.

재즈 피아니스트 이노경이 피아노와 풀피리의 즉흥 합주 싱글앨범 'Birds'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풀피리를 통해 새의 울음과 자연의 숨결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하고, 피아노와의 섬세한 대화를 한 호흡에 담아낸 작업이다.

초적이라는 가장 오래된 취주 방식과 피아노가 만나 자연과 인간의 호흡을 교차시키며, 작곡과 즉흥의 경계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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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피아노와 풀피리로 되살린 초적의 숨결과 즉흥의 기록.

재즈 피아니스트 이노경이 피아노와 풀피리의 즉흥 합주 싱글앨범 ‘Birds’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풀피리를 통해 새의 울음과 자연의 숨결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하고, 피아노와의 섬세한 대화를 한 호흡에 담아낸 작업이다.

풀피리는 풀잎이나 얇은 식물의 잎을 입술 사이에 끼워 소리를 내는 연주 방식으로, 한국 전통음악에서 초적이라 불린다. 별도의 악기 제작 과정 없이 자연물 자체를 소리의 매개로 삼는 가장 원초적인 취주 형태다. 조선시대 문헌과 풍속 기록에는 목동과 선비,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즉흥적으로 초적을 연주했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 특히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닮은 자연 모사적 음향으로 인식돼 왔다.

이번 앨범에서 풀피리를 연주한 성수현과 전진영은 경기무형문화유산 풀피리 전승 계보를 잇는 연주자들이다. 두 사람은 사단법인 한국풀피리협회를 이끌고 있으며 2019년 제13회 공무원음악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초적·풀피리 연주를 공연과 교육, 창작 현장으로 되살리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노경과는 중앙대학교에서 국악을 수학한 석사 동기다.

이노경은 그동안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음악 세계를 선보여왔다. 피아노·장구·베이스 편성의 트리오 앨범 ‘Matchmaker’에서 국악 리듬과 재즈의 만남을 시도했고, 태평소·피리·판소리·랩이 더해진 ‘I-Tori’로 국악 재즈의 폭을 넓혔다. 판소리 이상화, 서해인과 함께한 ‘Children’s Songs’에서는 동요를 재즈적 언어로 재해석했다. 산조 형식을 바탕으로 한 피아노 즉흥 앨범 ‘Piano Sanjo’에서는 전통의 시간성과 즉흥 구조를 피아노로 재구성했다.

‘Birds’는 이러한 작업의 맥락에서 출발해, 장르의 결합을 넘어 소리의 기원과 즉흥성 자체를 탐색한다. 초적이라는 가장 오래된 취주 방식과 피아노가 만나 자연과 인간의 호흡을 교차시키며, 작곡과 즉흥의 경계를 오간다. 조선시대 민간에서 울려 퍼졌던 소리를 오늘의 즉흥음악으로 다시 불러내며, 소리가 시대를 건너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담아냈다.

이번 앨범은 성수현, 전진영, 이노경이 작곡·편곡·연주를 맡았으며, 비주얼 콘셉트와 커버 아트, 사진 역시 이노경이 담당했다. 프로듀서는 박지혜, 녹음은 전통공연창작마루와 모타운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믹싱과 마스터링에는 고태우, 김인섭, 손우진, 유나현이 참여했다. 제작은 재단법인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지원했다.

이노경은 버클리 음대에서 Jazz Piano Performance를 전공했고, 뉴욕 퀸즈 칼리지에서 Jazz Studies 석사를 마쳤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영상문화학 박사과정에서 소리와 언어, 음악의 시각화를 연구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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