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탓에 점심 때 친구한테 영업…근로시간 인정되나요?"[직장인 완생]

박정영 기자 2026. 2. 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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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근로 시간에는 주업무가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영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권 변호사는 "회사의 좋지 않은 관행을 바꾸는 게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라며 "실적 압박이나 근로 시간 외 영업 업무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면, 노동조합을 통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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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계속된 영업 실적 압박…정식 근로 시간 활용은 사실상 불가능
근로 시간 맞지만 인정 받긴 어려워…개인적으로 넘어야 할 허들 많아
방법은 회사 내 노조 활용…좋지 않은 관행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장치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 은행원으로 입사한 지 5개월이 된 20대 직장인 A씨는 실적 압박에 시달렸다. 정식 근로 시간에는 주업무가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영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 계좌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해왔다. 실적이 부족하면 퇴근 이후에 영업을 계속해야 했지만,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직장 상사들은 "나 신입 때는 다했던 일"이라며 은근히 핀잔을 줬다. 일의 연장선인 것 같은데 A씨는 이 행위를 근로 시간으로 상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신입 은행원들은 영업 실적에 대한 평가로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신규 가입 시 추천인을 입력하는 시스템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실적이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은행원들은 끊임없이 지인들에게 연락하며 계좌 개설을 부탁한다. 문제는 정식 근로 시간에는 영업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씨는 "각종 대출 전산, 고객 전화, 기존 업무들의 후속 업무 등 기존의 일들이 너무 많아서 한가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릴 시간은 없다"고 토로했다.

근로기준법 제50조에 따르면 1주간의 근로 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지만,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근로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연장근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해야 한다.

쟁점은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개인적인 영업 활동을 하는 게 연장근로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의 정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 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돼 있는 시간, 즉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아래에 둔 실 구속시간'을 의미한다.

근로 시간 인정 여부는 개별 사례별로 다르게 판단한다. 대법원의 판례 또한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근로 시간 인정은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가지기 때문에, 이를 개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권두섭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당연히 근로 시간으로 인정돼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며 "근무 시간 이외에 자신이 영업 활동을 했던 행위와 근무 시간 중에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원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사의 실적 압박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간주해 이를 중단시킬 수는 있을까? 그것 또한 쉽지 않다. 권 변호사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실적을 독려하는 행위 자체는 괴롭힘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그 과정에서 폭언이나 위협적인 행위가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적을 내라고 지시하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법은 회사 내 노동조합을 이용하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회사의 좋지 않은 관행을 바꾸는 게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라며 "실적 압박이나 근로 시간 외 영업 업무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면, 노동조합을 통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답했다. 노동조합 이외에도 각종 커뮤니티나 단체를 통해 함께 의견을 낸다면, 명백한 근로 시간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는 날이 올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us0603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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