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처럼 쌓은 선으로 도시의 시간을 직조하다…김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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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구조적으로 조직된 도시의 전경이 펼쳐진다.
철 빔이 모여 빌딩을 이루고 세포가 모여 생명체를 이루듯, 선들은 층층이 쌓여 하나의 도시 풍경을 직조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린 실 같은 선들은 시간의 흐름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며 "얽히고 겹치고 끊긴 가닥들은 도시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장소 등 여러 관계의 흔적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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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젊은 작가의 첫 개인전…노화랑서 3월 5일까지
![김란 작 'J-전주' [노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yonhap/20260221070902745ghie.jpg)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멀리서 보면 구조적으로 조직된 도시의 전경이 펼쳐진다. 가까이 다가가면 무수히 겹친 가는 선들이 건물과 나무, 하늘을 촘촘히 덮고 있다. 철 빔이 모여 빌딩을 이루고 세포가 모여 생명체를 이루듯, 선들은 층층이 쌓여 하나의 도시 풍경을 직조한다.
30대 젊은 작가 김란(35)의 개인전 '스로 백'(Throw back)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김란 작 'E-대구' [노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yonhap/20260221070902955wfko.jpg)
그의 작품은 전형적인 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다. 서울의 아파트촌과 남산타워가 보이는 도심 고층빌딩, 덕수궁, 전주 한옥마을, 대구 이월드, 경주 대릉원 등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추억이 담긴 장소들이다.
작가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이미지를 검색해 찾아낸 뒤 이를 캔버스에 스케치하고 아크릴 물감과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를 혼합해 채색한다.
또 이 물감을 짤주머니에 넣고 실처럼 가늘게 짜내 그림 위에 여러 차례 겹쳐 올린다. 이렇게 쌓인 선들은 화면에 독특한 물성을 부여한다.
![김란 작 '도시의 화음 02' 중 일부 [노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yonhap/20260221070903154siaj.jpg)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린 실 같은 선들은 시간의 흐름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며 "얽히고 겹치고 끊긴 가닥들은 도시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장소 등 여러 관계의 흔적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2015년부터 이런 기법을 활용해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한옥의 기와지붕 곡선을 좋아하는데 이 곡선이 얇은 실처럼 느껴졌다"며 "실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여러 방법을 고민하다가 지금 같은 기법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란 작 'D-덕수궁 01'(위)과 'D-덕수궁 02' [노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yonhap/20260221070903338hxgm.jpg)
작품 'D-덕수궁 01'과 'D-덕수궁 02'는 덕수궁이 배경인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는 기와지붕의 덕수궁이 자리하고, 그 주변을 현대식 고층 빌딩들이 둘러싼다. 같은 구도의 두 작품이지만 'D-덕수궁 01'은 푸른색 톤으로, 'D-덕수궁 02'는 붉은색 톤으로 표현됐다.
작가는 "푸른색은 덕수궁의 새벽을, 붉은색은 덕수궁의 초저녁을 의미한다"며 "같은 장소여도 시간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아 이렇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란 작 'ET-P' [노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yonhap/20260221070903535fjlk.jpg)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 작가가 직접 가보지 못 한 곳들도 작품으로 남겼다.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축적된 이미지와 정보가 작가에게는 이미 경험한 장소처럼 자리 잡은 공간들이다. 이 작품들은 실제로 경험한 장소보다 쌓아 올린 선이 더 많고 색감도 더욱 강렬하다.
작가는 "가보고 싶은 곳을 상상하면서 작업해서 그런지 색감을 더 강하고 화려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 출신인 김란은 2016년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고향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세환 노화랑 디렉터는 "노화랑이 운명처럼 발굴한 젊은 작가"라며 "끈기 있게 수행하듯 작업하는 방식을 보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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