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농구하면 안 된다”는게 지켜지지 않은 날… “지난 시즌 꼴찌하던 하나은행의 모습이었다”는 말까지

부천 하나은행은 20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맞대결에서 37-52로 졌다. 연승 도전에 실패한 하나은행은 청주 KB스타즈와 함께 공동 1위(17승 8패)로 내려앉아야 했다.
단순 1패를 넘는 쓰라린 패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WKBL을 놀라게 하던 하나은행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단 1초도.
가장 큰 패인은 당연히 저조하디 저조했던 공격이다. 하나은행은 이날 3쿼터까지 3점슛을 단 1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모든 공격을 풀어가는 과정이 막혔고, 그러면서 팀은 우왕좌왕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플레이를 40분 내내 펼쳐야 했다. 4쿼터 말미 이이지마 사키가 터트린 3점슛 하나로 가까스로 3점슛 ‘0개’를 면했지만, 3점슛 성공률은 5.6%(1/18)로 매우 낮았다.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도 진안(14점 10리바운드)과 사키(12점 6리바운드)뿐이다. 사키도 3쿼터까지 5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진안 혼자 공격에 나선 셈이다. 이게 팀 득점이 37점에 그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경기 전반을 되짚으면 득점이 저조한 것을 고려해도, 하나은행이 틈을 노릴 공간은 많았다. 전반전을 마친 시점, 신한은행도 야투 성공률 24%로 부진하며 17-18의 스코어가 전광판에 찍혔다. 잘 공략만 한다면, 저조한 득점력을 다른 요소로 극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전체 턴오버 역시 신한은행(15개)보다 하나은행(8개)이 더 적었다.
그러나 하나의 차이가 하나은행의 순위 싸움을 어렵게 했다. 리바운드와 수비.
평소 이상범 감독은 “우리는 서서 농구하면 안 된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적극적으로 싸워야 이긴다”라는 말은 입에 달고 코트에 나선다. 누구보다 궂은일에서 상대보다 앞서야 이긴다는, 이상범 감독의 지론이 하나은행을 바꿔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경기 전까지 팀 평균 공격 리바운드(12.8개) 및 수비 리바운드(25.8개)를 각각 기록했는데 이는 모두 리그 1위다. 게다가 팀 평균 실점은 최소 2위(61.1점)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하다.
그렇지만 이날은 그러한 하나은행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높이에서 신한은행보다 우위를 가져가는 라인업이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34-52까지 밀렸다. 게다가 센터도 아닌 메인 가드인 신이슬에게만 11개의 리바운드를 뺏겼다. 이상범 감독이 의지를 지적할 수 밖에 없는 수치였다.
자연스레 수비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신한은행은 3쿼터를 기점으로 신이슬(19점)과 미마 루이(10점)의 활약으로 하나은행을 내외곽 모두에서 압도했다. 리바운드가 탄탄해지니 흔들리는 하나은행을 적극 공략할 수 있었다. 반대로 하나은행은 짠물 수비를 과시하던, 평소의 경기력은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경기를 했다. 팬들한테 예의가 아닌 경기다. 상대는 매 포제션마다 공격 리바운드에 참여하는데 우리는 서서 농구를 한다. 언제 이렇게 서서 농구를 했나 싶다. 6일 동안 경기를 안했다고, 이렇게 떨어지는 건 말도 안 된다. 안 풀리는 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오늘(20일) 경기는 지난 시즌 꼴찌하던 하나은행의 모습이었다.”
“1위를 달리고 있어서 선수들 마인드가 잘못되어 있는 건지… 이대로 가면 우리 팀은 1위 못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뒤에 있는 건가 싶다. 잘못되어 있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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