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태어나 하나로 살다"...그들이 남긴 질문들
1811년 시암 왕국(현재 태국)에서 창(Chang)과 엥(Eng) 쌍둥이가 태어났다. 이들은 태어날 때 가슴 부위가 연결되어 있었다. 몸 일부가 붙어 태어난 것이다.
1829년 서양 상인에 의해 발견되어 미국으로 건너간 이들은 유럽과 미국을 순회하는 서커스와 전시 공연을 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들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첫 결합쌍둥이다.
이 이름이 널리 퍼져 이후 결합쌍둥이를 '샴쌍둥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샴'(시암)은 특정 민족을 지칭하기 때문에 의료계의 공식 용어는 결합쌍둥이다.
결합쌍둥이는 몸의 어느 부분이 붙어 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지는데 창과 엥은 가슴이 붙어 흉결합쌍둥이(Thoracopagus)에 속한다. 가슴이 붙어 있고, 간 일부를 공유하고 있었지만, 다른 장기들은 분리되어 있어 각기 독립된 생리 기능을 유지하였다.

창과 엥은 미국 시민권을 얻고 각각 다른 여성과 결혼하여 총 21명의 자녀를 낳았다. 이들은 번갈아 가며 두 집에서 생활했고, 비즈니스와 농장 운영까지 했다. 1874년 창이 먼저 사망하자 엥도 몇 시간 후 숨졌다.
아직 현존하면서 세계인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으며, 윤리적, 철학적, 심리학적 이슈를 뿌리는 결합쌍둥이는 1990년 미국에서 태어난 어비게일 헨젤과 브리트니 헨젤 자매다. 이들은 머리는 따로 가졌지만, 몸통을 공유하는 측면결합쌍둥이 (parapagus)이다.
두 개의 뇌, 하나의 몸...공존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나
이들의 머리는 두 개이며 완전히 독립된 뇌와 척수를 가졌으나, 나머지 대부분의 장기는 공유한다. 분리된 신경계가 각각 기능을 하므로 브리트니는 오른팔과 오른 다리, 어비게일은 왼팔과 왼쪽 다리를 조절한다. 이들은 자전거 타기, 달리기, 피아노 연주, 자동차 운전 등도 완벽한 협력을 통해 수행한다.
이들은 일반 학교에 다녔으며, 시험도 각자 치렀다. 인터뷰와 다큐멘터리에서 자신들의 독립적인 성격과 취향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2012년 벧엘대에서 교육학 학사를 취득한 후 2013년부터 미네소타주 뉴브리튼 소재 써니사이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어비게일은 2021년에 결혼하였고, 브리트니는 현재 미혼이다.
이들은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서 소개되었고 그들의 일상까지도 화제가 되었다. 대중에게 노출된 만큼 대중들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여 주었다.
신체 하나에 뇌 두 개를 가진 이 결합쌍둥이는 감각과 운동이 경이롭게 협응하며 독립된 자아, 의지, 감정이 조화롭게 작용하는 드문 사례로, 개인성과 공존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통찰도 제공하여 준다. 같은 조건에서 함께 배웠지만 각자 자율성과 각자의 존중받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굉장한 영감을 제공한다.
이들은 결합쌍둥이의 분리 수술이 불러오는 윤리적·법적 이슈를 논의한 논문에도 등장한다. 이들은 심장, 간, 위장관, 순환계 등 주요 장기들이 공유되어 분리 수술이 불가능하기에 분리하지 않기로 선택하였다. "우리는 함께 태어났고 함께 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태국 핑과 잉 자매..."우린 하나의 몸, 두 개의 마음"
태국 출신의 또 다른 결합쌍둥이 핑(Ping)과 잉(Ing) 자매는 등과 엉덩이 부위가 붙어 있는 장결합쌍둥이(Pygopagus)다. 2009년 태국 북부에서 탄생하여 하부 척추와 엉덩이, 일부 소화기관과 생식기관을 공유한다.
각자 독립된 심장과 폐, 뇌, 두 팔을 가져 상체는 정상적으로 독립적이지만 하반신이 공유되어 움직임에 제약이 있다. 태국과 외국의 여러 의료기관에서 분리 수술 가능성을 타진하였으나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수술 성공 시에도 각각의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 두 사람은 분리보다 함께 살기를 선택하였다.
그들도 "우리는 하나의 몸이지만, 두 개의 마음을 가졌고,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하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들은 두 삶을 공유하면서 현재, 건강하게 살고 있다.
1908년 영국 브라이턴에서 태어나 1969년 사망한 데이지 힐튼과 바이올렛 힐튼은 등 부위의 연조직으로 결합할 뿐 뼈나 주요 장기는 공유하지 않는 장결합쌍둥이다. 태어날 당시 미혼의 바텐더 어머니에게 버려지다시피 하였고 조산사였던 메리 힐튼이 자매의 법정 후견인이 되어 키웠다.
어린 시절부터 전 세계 서커스와 박람회에 출연시켰고 무대에서 바이올린, 색소폰 등을 연주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들을 후견하던 힐튼 부부 사망 후 그들의 딸과 사위가 대리인으로서 재산을 갈취하자, 1931년에 소송을 통해 법적 독립과 재산 일부를 되찾았고 이후 미국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건 쇼를 제작하여 가수, 연주자, 배우로 활동하였다.
1932년에는 토드 브라우닝 감독의 컬트 영화 《Freaks》에 출연하여 장애인들의 현실 문제를 제기하였고, 1951년에는 자매의 실제 삶을 각색한 영화 《Chained for Life》에 본인들이 직접 주연으로 출연하였다.
영화는 연애와 삶의 문제들도 다루었다. 자매는 여러 번 각각의 사랑에 빠졌고 결혼을 시도했으나, 법적 사회적 제약 탓에 대부분 실패하였다. 바이올렛은 실제로 결혼식을 올린 적이 있었지만, 법원이 그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결합쌍둥이의 결혼은 도덕적 그리고 법적 이슈를 가진 사회문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1950년대 이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수입이 줄어들자, 미국 샬럿의 슈퍼마켓에서 포장 작업 직원으로 생계를 유지하였고, 1969년에 감기로 인해 둘 다 병들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한 명이 먼저 죽고 나머지 한 명이 시신 옆에서 며칠을 버틴 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들은 영화를 통해 장애에 대한 시선을 전복하고 질문을 던졌으며 '연결된 몸, 분리된 영혼'이라는 존재론적 문제에 대한 공감을 확산시켰다. 이들이 남긴 말 "우리는 몸을 공유하지만, 마음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자유도 갈망합니다"는 지금까지도 울림이 길다.
결합쌍둥이는 수정란이 둘로 나뉘는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선천성 기형이다.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수정란이 나뉘어 각각 독립적인 배아로 발달하면서 자라는데 13~15일경, 발생 중인 배아가 정상적으로 둘로 나뉘어야 하는 시점에 분열이 불완전하면 결합쌍둥이가 발생한다. 두 개의 분리된 개별 배아가 발생 중 세포접착분자 등의 작용으로 배아들이 융합되어 결합쌍둥이가 형성된다는 가설도 제기되었다.
최근의 발생학 연구 결과, 결합쌍둥이의 발생 기작은 세포 수준에서는 체축 결정 이상, 세포 이동 및 접착 오류, 분자 수준에서는 Shh, Nodal, FGF 등 신호전달 이상, 유전자 수준에서는 Hox나 신경관 유도 유전자의 발현 이상으로 설명된다.
차나무도 쌍둥이를 낳는다...결합싹이 버려지는 이유
식물에서도 구조적 융합이 일어난다. 돌연변이 융합 또는 쌍생체는 사람의 결합쌍둥이 발생과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형태의 이상 구조다.
호르몬 불균형 또는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두 개의 떡잎이 서로 붙어 자라거나 하나로 융합된 형태인 쌍떡잎이 그런 예다. 바이러스 감염, 세균성 돌연변이, 물리적 손상, 호르몬 교란으로 정상 분열조직에서 세포분열 이상이 초래되어 꽃잎이 비정상적으로 융합되는 복합화도 있다. 두 개의 배가 서로 붙거나 공유된 배젖 속에서 공동 생장할 경우. 하나의 종자 속에 두 배가 함께 자라는 유전체 복제 또는 연접 종자 등도 들 수 있다.
차나무에서도 하나의 마디에서 두 개의 새싹이 붙어 자라는 쌍생싹 또는 결합싹, 꽃잎이나 수술이 융합되거나 꽃이 이중 구조로 자라는 복화, 줄기나 잎이 붙거나 기괴한 모양으로 자라는 융합 기형이 관찰된다. 최근의 연구는 유전자 돌연변이, 호르몬 불균형, 병원성 감염과 물리적 손상 등 스트레스에 의한 융합 기전도 밝혀냈다.
찻잎 기형은 차가 자라는 현장에서도 드물게 발견되었다. 중국 푸젠성 일부 산지에서 드물게 "쌍생 싹"이 관찰되었고 타이완 우롱차 지역에서도 쌍잎 또는 기형 잎이 채엽 중 발견되었다.
그러나 행운의 징표로 여겨져 책갈피 속에 넣어 소중히 보관되는 돌연변이 네잎클로버와는 달리, 쌍생 찻잎은 전혀 다른 대접을 받는다. 채엽 농부들은 이런 찻잎이 차 품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여 수확 시 버려 버린다. 그러니 소비자의 차에서 이런 잎을 발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영현 티클리닉 디렉터(오디오칼럼 1+1이야기 https://www.youtube.com/@yhyoo0906)

유영현 디렉터 (yhyoo@d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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