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데려온 애인, 알고 보니 가짜?...가족 잔소리에 中서 ‘애인 대역’ 성행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2026. 2.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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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하이뎬구의 한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는 35세 프로그래머 장모씨는 최근 설 연휴를 맞아 고향 하얼빈에 가기 위해 대역 배우를 찾았다.

장씨는 소셜미디어(SNS)에 "연휴에 함께 고향에 내려가 여자친구 행세를 해줄 대역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고, 게시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중개업체들과 대역 배우들로부터 3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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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개인 거래 넘어 업체도 등장
하루 20~30만원… 전문 대본까지
“설 연휴 앞두고 수요 4배 급증”

베이징 하이뎬구의 한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는 35세 프로그래머 장모씨는 최근 설 연휴를 맞아 고향 하얼빈에 가기 위해 대역 배우를 찾았다. 30세가 넘도록 결혼하지 않은 그에게 “여자친구를 데려오지 않으면 집에 올 생각도 마라”는 어머니의 최후통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씨는 소셜미디어(SNS)에 “연휴에 함께 고향에 내려가 여자친구 행세를 해줄 대역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고, 게시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중개업체들과 대역 배우들로부터 3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장씨는 평화로운 명절을 위해 대역 배우를 고용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커플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달 23일까지인 설 연휴 기간 동안 중국에서 가족들의 결혼 독촉을 피하기 위해 ‘가짜 여자친구’를 고용하는 대역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20일 중국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현재 이 시장은 SNS상 개인 간의 거래를 넘어 전문 중개 업체까지 가세하며 시스템화되고 있다.

일례로 ‘메이반(美伴)’이라는 업체는 2025년 8월 애인 대역 전용 프로그램을 출시해 현재 전국에 1만명 이상의 대역 배우를 보유하고 있다. 메이반은 당초 결혼식 진행 지원 플랫폼으로 시작해 결혼식 하객 대역 중개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나, 애인 대역을 찾는 수요가 많아 서비스를 확대했다. 업체 측은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애인 대행 수요가 평소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가격은 난이도에 따라 다르다. 단순 식사 및 대면은 하루 약 1000위안(약 21만원), 타 지역으로 이동해 숙박을 해야 하면 1500위안(약 31만원) 이상이다. 중국 대졸 신입사원 평균 월급이 5000~6000위안(약 105만~125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또, 대역 배우가 의뢰인 가족에게 받은 세뱃돈이나 선물은 서비스 종료 후 의뢰인에게 반납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역 중개 플랫폼 '메이반'에 대역 배우들이 자신의 얼굴 사진과 소개 글을 올려둔 모습. 익명 처리된 이름 옆엔 배우의 활동 등급과 실명인증 여부가 표시돼 있다. /메이반 위챗미니프로그램 캡처

업체들은 대역 배우의 ‘완벽한’ 연기를 위해 의뢰인과 배우에게 전용 대본을 제공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계기, 가정 형편, 친척 관계 등을 미리 맞추는 것은 물론, 특정 직업군일 경우 해당 직종에 대한 기본 정보까지 숙지하게 한다. 대역 배우 리모씨는 경제관찰보에 “서비스 3일 전부터 의뢰인과 온라인으로 만나 세부사항을 맞춘다”며 “연기할 때 의뢰인에게 너무 예의를 차리면 가짜인 것이 티 나기 때문에 최대한 편하게 대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경제관찰보는 “일본의 ‘가족 대여’ 업체가 거액의 연 매출을 올리는 사례처럼 중국 역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추세 속에 비슷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특히 설을 맞아 이 시장이 정점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여성 배우들은 구인 광고를 빙자해 잠을 함께 자거나 신체 접촉을 요구하는 부적절한 연락을 받기도 하며,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 신변 안전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관찰보는 현지 변호사를 인용해 “남성이 여성 대역 배우에게 스킨십을 강요하는 등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고, 반대로 여성 대역 배우가 절도 등을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며 “업체들은 전자계약과 실명 인증 시스템으로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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