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만 뒤쳐질까”...신학기 ‘준비 경쟁’에 등 휘는 학부모들

공혜린 기자 2026. 2.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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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준비할 게 끝이 없습니다. 혹시 우리 형편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서 작아질까 봐 무리하게 되네요."

이어 "신학기는 또래 비교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학부모 불안이 가장 크게 자극되는 시기"라며 "교육·의류·학습기기 소비가 필요 충족보다 불안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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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형편 뛰어넘는 ‘무리한 소비’ 유혹…등골 휘는 소비 경쟁
자녀 수 감소에도 아동 객단가 상승…명품 가방 등 ‘집중 투자’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이미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준비할 게 끝이 없습니다. 혹시 우리 형편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서 작아질까 봐 무리하게 되네요.”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21일 “거리에 보이는 학생들 수준에 맞추려다 보니 소비가 커진다”며 “형편에 맞는 소비를 해야 하는데 자꾸 비교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고민은 온라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경기도 맘카페들 사이에서는 ‘과외선생님 모집’, ‘신학기 준비할 것’, ‘신학기 가방’, ‘자녀 휴대폰’ 등의 검색 키워드가 잇따라 오르내리고 있다. 게시판에는 “과외를 시켜야 할까요”, “가방과 옷은 어떤 걸 사야 할지 추천 부탁드린다”, “이것저것 준비하랴 부담이 장난이 아니다”는 글이 이어진다.

자녀 수는 줄고 있지만, 한 아이에게 투입되는 비용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체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는 2023년 40만1000여 명에서 2025년 32만4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아동 부문 매출 비중은 14.5%에서 15.6%로 늘었고, 객단가도 상승했다.

교육부에서 2025년 3월 발표한 '2024 사교육비 조사'에서도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 46만2천원에서 50만4천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가방·의류·학습기기·방학 특강 비용까지 더하면 신학기 한 달 준비 비용이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신학기가 단순한 학사 일정의 시작을 넘어 ‘준비 경쟁’의 출발선처럼 인식되면서 소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그만큼 못 해줘서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불안도 함께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우혁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출생 환경에서는 자녀 수가 줄어들수록 한 명에게 기대와 투자가 집중되는 소비 패턴이 강화된다”며 “교육비는 비용이라기보다 자녀의 미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학기는 또래 비교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학부모 불안이 가장 크게 자극되는 시기”라며 “교육·의류·학습기기 소비가 필요 충족보다 불안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분위기는 장기적으로 교육 소비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적 격차를 재생산하는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학계에서도 과도한 비교 소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경제학 전문가는 “형편에 맞는 소비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소비”라며 “눈 앞에 보이는 걱정에 눈 먼 소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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