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도우미 되고 싶어"
편집자주
온라인 플랫폼 등장 이후 온갖 콘텐츠가 엄청난 양과 속도로 생산·소비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의 주역은 1인 미디어와 독립 채널입니다. 이들이 자본과 기술, 인력을 갖춘 전통적 콘텐츠 생산 구조를 압도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크리에이터들의 창업 이야기와 고민, 애환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는 공적인 목적의 채널도 무수히 많다. 최근 구설에 오른 '충주맨'은 지방자치단체 홍보 채널이지만 콘텐츠가 눈길을 끌어 널리 인기를 얻은 사례다.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 '와카롱(Walkalong)'은 동물 구조와 입양을 목적으로 한다. 영상에 담긴 사연들이 하나같이 극적이다. 와카롱 이명인(33) 팀장을 지난달 서울 강동구 사무실에서 만나 어떻게 채널을 운영하는지 들었다.
-동물 구조 채널을 어떻게 만들게 됐나.
"10년 전쯤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봉사하다 만난 사람들끼리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보호소를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시설이 포화 상태여서 입양 못 가는 아이들이 많고 소장님들은 경제적으로 부담도 많이 되고. 그때는 알음알음 입양했고 아이들에 대한 정보도 많이 없던 시기다. 유기견은 아프다, 문제 있다 이런 선입견도 바꾸고 싶었다. 유튜브로 콘텐츠를 만들면 일반분들도 많이 보실 것 같아 4년 전에 시작했다."
-채널 운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몇 명인가.
"지금은 7명이다. 직장인도 있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도 있고 각자 생업이 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니까 그런 분들이 주도적으로 구조를 나간다. 사무실에 한 분이 상주하면서 애들을 챙긴다."
-구조와 입양은 어떤 방식으로 하나.
"제보가 오거나 저희랑 연계된 보호소들에서 사연을 보내준다. 그쪽으로 가서 구조를 하면 보통 바로 병원으로 이동한다.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해 필요하면 입원하고, 바로 가정으로 갈 수 있는 아이들은 임시보호처에서 시간을 보낸다. 몸을 회복하고 사람과 유대도 쌓은 뒤 괜찮아져 입양 갈 시기라고 판단되면 입양처를 구해서 간다. 일주일에 한두 건 정도 구조를 하고 구조된 아이들은 대부분 입양을 간다."
-지금까지 올린 영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입양 홍보 콘텐츠고 또 하나는 입양 후 이야기를 다루는 콘텐츠다. 영상으로 나가는 애들은 일반적으로 입양이 좀 힘든 애들, 치료가 필요하다든지 나이가 많다든지 혹은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문제가 있어 바로 입양 보낼 수 없는 경우다. 회복이나 사회화 훈련 기간이 필요한데 그런 아이들 이야기를 담는 거다. 입양이 좀 더 잘 되게끔 하는 게 목적이다."
-영상 촬영과 편집은 누가 하나.
"촬영과 편집은 저랑 저희 대표님이 한다. 주로 대표님이 구조에 가고 저나 다른 팀원 중에 스케줄 되는 사람이 합류한다. 영상은 편당 평균 5~8분 길이로 편집한다."
-영상이 드라마틱해서 눈길이 간다.
"예전 영상 보면 사실 엉망이다. 최근은 그나마 완성도가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뭔가 특별한 기술이 있다든지 연출한다든지 그런 건 없다. 영상 주인공의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지 가장 고민한다."
-구독자 숫자는 꾸준히 늘었나.
"지난해부터 쇼츠 영상 만들면서 빠르게 늘어난 것 같다. 짧은 영상들에 사람들이 익숙해져서 많이 보다 보니 그 영상으로 관심도 생기고 반응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구조부터 힘든 점이 많다. 구조 대상이 대부분 아픈 애들이다. 많이 아픈 애들이어서 걔들을 보는 게 일단 심적으로 힘들다. 많이 해왔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구조한 뒤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조마조마하다. 그리고 길에서 오래 생활한 경우는 저희 힘만으로 구조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전혀 곁을 안 주는 친구들은 걔와 연이 있는 동네 사람들이나 전문 구조업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 아이가 그 동네에서 오래 있던 친구면 밥 주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분들 수소문도 사실 힘들다. 하루 종일 찾아야 한다. 그분들에게 다가가면 다행인데 밥만 먹고 바로 도망가 버리는 애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은 결국 그다음 날, 그 다다음 날, 1주일, 2주일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인기 있었던 동영상은.
"여럿 있지만 코코라는 강아지 사연이 있다. 원래 키우던 분이 사정이 생겨 아는 분께 강아지를 인도했는데 받은 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친구는 피부도 많이 안 좋았고 아픈 곳이 많아서 구조 결정을 했고 치료 과정에서 입양하고 싶다는 분이 있었다. 저희가 할 일을 다 해서 입양을 보냈는데 가자마자 3, 4일 됐을까 애가 목 디스크가 있는 걸 알게 된 거다. 걷지 못하고 계속 굳은 상태로 하루 종일 있다고 연락이 왔다. 알았으면 입양을 안 보냈을 텐데 너무 죄송하고 입양 포기해도 된다고 했다. 저희한테 돌려보내면 치료해서 나중에 다시 입양자를 찾겠다고 했는데 그분이 아니라고 그냥 자기가 치료하겠다고 하더라. 이미 내 가족인데 어떻게 보내냐, 그냥 좋은 병원이 어디인지 물어보려고 연락했다는 거다. 그 사연이 영상으로 나갔을 때 반응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 다른 구조 사례가 있다면.
"복이라는 애가 있는데 지난해 초쯤 어미견과 새끼들이 같이 보호소로 들어왔다. 저희가 구조해서 새끼들은 다 입양 가고 복이만 남았다가 결국 복이도 입양이 됐다. 그런데 입양하고 얼마 안 돼 남편이 돌아가셔서 입양자가 심적으로 힘든 상황을 맞았는데 침대에만 누워 있다가도 복이 밥 주러 일어나고 산책도 시켜야 하니까 밖으로 나가고 이러면서 치유가 됐다고 한다. 강아지 이름이 원래 복이는 아니었는데 복이 왔다고 그때부터 복이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 입양이라는 게 강아지만 행복해서는 안 된다. 사람도 같이 행복해야 한다. 서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채널 운영으로 수익이 얼마나 나오나.
"짧은 영상이 많아서 조회 수 수익은 크지 않다. 그것 말고 멤버십 수익이 있다."
-멤버십은 어떤 목적으로 하나.
"조회 수, 멤버십 수익 모두 거의 치료비로 나간다. 병원 치료비가 비싸다. 사무실은 저희 사비로 운영한다. 예전에는 치료비 말고도 구조 과정에 드는 유류비, 숙박비 같은 것도 모두 사비로 감당했는데 유튜브 하면서 수익이 조금씩 생겨 도움이 된다. 그 수익으로 비용의 절반 정도 감당하고 있다."
-멤버십 회원은 몇 명이고 회비는 얼마인가.
"400, 500명 정도 된다. 회비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평균적으로 한 달에 7,000, 8,000원 정도다. 다른 채널의 멤버십처럼 따로 영상을 제공한다든가 하는 건 없고 공감하면 같이해 달라는 취지다."
-구조 활동이나 채널 운영에서 새롭게 계획하는 게 있다면.
"처음 채널 만들 때 후원 연결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사설보호소들이 사비로 운영하다 보니 다들 힘들다. 이분들을 후원자들과 직접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 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사람들의 신뢰를 받는 공간으로 성장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익 목적의 채널을 운영하려는 이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꾸준히 오래 할 방법을 찾으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공익 목적으로 시작한다면 사명감 혹은 열정으로 하는 분들이 많을 거다. 그래서는 오래 못 간다. 저희도 강아지 입양 가고 좋은 가족 찾으면 보람이 크다. 그런데 그 보람이 매번 똑같은 감정으로 오지는 않는다. 일상이 되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사명감만 앞서서는 안 되고 꾸준히 할 길을 찾아야 한다. 구조를 요청하는 연락이 많이 오지만 저희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능력 이상 하면 결국 아이들한테도 좋은 게 아니다. 피해 보는 건 아이들이다. 끝까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항상 책임질 수 있는 선 안에서만 하자고 생각한다."

김범수 선임기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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