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얼굴에 침뱉은 딸… 설명될 수 없는 상처, 트라우마에 대하여 [2026 베를린영화제]
![영화 ‘조세핀’의 한 장면. 왼쪽부터 엄마 클레어, 딸 조세핀, 아빠 다미엔. 딸아이가 성폭행 현장을 목격한 뒤 깊은 트라우마로 문제적 행동을 일으키면서 부모인 클레어와 다미엔은 극한 갈등에 빠지고 맙니다. ‘설명되지 않는 악, 이해할 수 없는 악’을 이 영화는 질문합니다. 압도적인 연출력과 서사가 빛나는 작품입니다. [베를린영화제 홈페이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030902890sypc.png)
베스 데 아라우조 감독의 영화 ‘조세핀’의 줄거리입니다. 올해 제76회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공개된 영화로, 20일(현지시간) ‘조세핀’이 상영된 베를리날레 파라스트의 객석은 그야말로 ‘숨도 못 쉴’ 지경이었습니다. 차마 바라보기도 힘든 악을 8세 여자아이의 시선에서 그린 작품으로 역시 논쟁작입니다.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조세핀’을 현장에서 살펴봤습니다.
![20일(현지시간)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세핀’의 주역들. 왼쪽부터 감독 베스 드 아라우조, 조세핀 역의 배우 메이슨 리브스, 엄마 클레어 역의 젬마 찬, 아빠 다미엔 역의 채닝 테이텀. [EPA·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030904303vqrp.png)
다미엔이 딸 조세핀을 부르며 다가오자, 범인이 도주합니다. 있어선 안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음을 직감한 다미엔이 조세핀에게 “아무데도 가지 말고 있으라”고 말한 뒤 범인을 뒤쫓고, 다미엔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다미엔이 함께 범인을 현장에서 즉시 검거합니다.
그러는 사이, 어린 조세핀은, 경찰차 뒷좌석에서 눈물만 흘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희생자 언니와 함께 앉게 됩니다. 아이는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언니가 왜 우는 건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도무지 설명해줄 수 있는 어른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결코 유쾌한 사건이 아니란 걸 조세핀도 알고 있었고, 아이는 침묵 속에서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20일(현지시간)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 발언 중인 아빠 다미엔 역의 채닝 테이텀. 그는 딸의 질문을 받고 도저히 설명되지 못하는 악 앞에서 갈등합니다. [EPA·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030905714czfy.png)
그때, 딸 조세핀이 아빠에게 묻습니다. 평범한 질문이었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질문이었지요.
“Dad, what was the man doning?(아빠, 그 아저씨가 뭘 하고 있던 거야?)”
이후 이어지는 이 영화의 서사는 정말이지 압도적입니다. 평범한 얼굴의 조세핀은 ‘RAPE’란 단어를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하고, 마트에선 인형 대신 자신을 보호해줄 총 장난감을 사려 합니다. 잠들기 전 문을 꽁꽁 잠그고, 거리에서 마주친 남자들을 모두 의심하며 바라보는 상황이 됩니다. 조세핀의 마음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방어기제로 가득합니다. 특히 떼를 쓰는 조세핀을 아빠 다미엔이 혼을 내려 하자, 조세핀이 아빠의 얼굴이 침을 뱉으며 저항하는 극한 갈등까지 발생합니다. 왜 하필 ‘침’을 뱉었는지는 영화에서 그려지는데, 이 장면에서 객석 곳곳에서 ‘헉’ 하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였습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조세핀’이 상영된 베를린영화제 주극장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의 1층 모습. 너무 서둘러 도착했던 탓인지 극장이 비었지만 영화가 시작되던 시점엔 전석이 매진됐습니다. [김유태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030907095atjl.png)
이처럼 영화 ‘조세핀’은 성폭행 현장을 직접 목격한 여자아이를 통해 ‘설명될 수 없는 악’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강간’이 뭔지, ‘성폭행’이 뭔지, 또 그 언니는 왜 울고 있던 건지를 설명할 수 있는 부모가 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이 세상은 선악이 공존하지만 선을 설명할 순 있어도 악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어린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이다 보니, 다미엔의 상황에 처했다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나 정신이 아찔할 정도였습니다.
![영화 ‘조세핀’에서 엄마 클레어 역을 맡은 젬마 찬. [EPA·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030908522bfki.png)
영화 ‘조세핀’은 연출력도 뛰어납니다. 아이 조세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 아이의 상상이 화면에 가득 차기도 합니다. 조세핀과 범인 그레그가 한 화면 안에 담기는 장면이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데, 그 순간 객석에선 큰 탄식이 이어졌습니다. 평범한 아이 방 안에 범인이 앉는 모습이 그려지는 순간, 그 장면은 극단의 공포로 관객의 살갗을 파고들었습니다.
영화 ‘조세핀’은 22일(한국시간) 열리는 베를린영화제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을 수 있을까요.
![영화 ‘조세핀’ 티켓. [김유태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1/mk/20260221030909908fltl.png)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여보, 우리 이제 그만할까”…역대급 주식 열풍에 ‘안절부절’ 직장인들 왜? - 매일경제
- “무조건 반등할거야”...개미들 ‘초상집’ 된 비트코인, 큰 손은 다 도망갔다 - 매일경제
- ‘이중간첩’ 혐의 체포 이수근…54일만에 사형, 49년만에 밝혀진 진실 - 매일경제
- 美 대법원 “상호관세는 위법”…트럼프 관세정책 ‘제동’ - 매일경제
- [속보] 미 대법원, 트럼프의 국가별 상호관세 ‘위법’ 판결 - 매일경제
- “누굴 탓하겠어요”…류승완, ‘장항준과 흥행전’ 패배에도 웃었다 [인터뷰] - 매일경제
- [단독] 의욕없는 공무원 이제 그만…적극 행정에 ‘SS등급’ 고과 신설 검토 - 매일경제
- 쏟아지는 매물에 강남 상승 멈춰…"실수요자 4월 이후 매수 기회" - 매일경제
- ‘귀화’ 안현수는 3관왕이나 했는데…태극마크 뗀 린샤오쥔 김민석은 노메달 굴욕 - 매일경제
- 뮌헨서 위태로운 김민재, 독일 떠나 EPL 가나? 첼시·토트넘 러브콜…“매력적인 제안 온다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