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

이상은 2026. 2. 2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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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한국 등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효력을 잃게 됐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IEEPA를 근거로 도입한 상호관세와 트럼프 정부가 펜타닐(합성마약) 유통 책임을 물어 중국 등에 매긴 '펜타닐 관세'는 법적 기반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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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제법 근거로 의회 패싱…대통령권한 넘어"
트럼프, 정치적 타격 불가피…플랜B 가동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국가별 관세율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한국 등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효력을 잃게 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대신할 다른 관세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졌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판결문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의회를 거치지 않고 관세를 부과한 것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다고 밝혔다. 이는 1, 2심의 위법 판결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6 대 3으로 이뤄졌다. 연방대법원은 전체 9명의 대법관 중 보수 성향이 6명, 진보 성향이 3명으로 분류되는데 보수 대법관 3명까지 위법 의견을 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후 8월 7일부터 상호관세를 적용하면서 각국과 관세협상을 벌였다. 한국도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등 관세율 인하를 위해 미국에 3500억달러의 투자와 광범위한 시장 개방을 약속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IEEPA를 근거로 도입한 상호관세와 트럼프 정부가 펜타닐(합성마약) 유통 책임을 물어 중국 등에 매긴 ‘펜타닐 관세’는 법적 기반을 잃게 됐다. 관세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온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기업들은 IEEPA에 따라 낸 상호관세 등을 돌려받을 길이 열리게 됐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제기된 관세 반환 소송이 지난달 초 기준 총 914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자체 추산을 통해 기업들이 환급받을 수 있는 관세가 최대 1500억달러(약 22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관세 환급 소송을 낸 기업들이 소송액만큼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가 무효화됐지만 IEEPA가 아닌 다른 법에 따라 부과된 관세는 이번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무역확장법을 근거로 한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관세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품목관세 확대 등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관세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법원이 행정부에 불리하게 판결해도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대법원 판결 전 “전체 세수 측면에서 대략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계속 징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역법 301조와 122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 3개 조항을 언급하며 이를 근거로 상호관세와 동일한 관세 구조를 다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쓸 수 있는 통상 카드가 여전히 많은 만큼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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