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심장에 독?…심방세동 재발률 17%P 낮춘 조사도
오일영의 즐거운 건강

커피, 불면증에 역류성 식도염 악화시키기도
커피는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음료이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 자극체이고, 잔틴의 유도체이다. 커피의 coffe- 와 물질을 뜻하는 -ine 가 붙어서 caffeine 됐다는 어원에서 보듯 커피콩에서 추출되면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대문호인 괴테를 친구로 둔 독일의 과학자 프리들리프 페르디난트 룽게가 19세기 초에 추출했는데, 왜 커피가 사람들을 깨우는 효과가 있는지 알려달라는 괴테의 요청을 받아 연구하다가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병원에서는 각성을 위한 보조제, 조산아 무호흡증, 두통 치료에 사용한다. 이때 대개 사용하는 용량이 ㎏당 5~20㎎을 사용한다. 보통 커피 한 잔에는 카페인 100~150㎎이 포함되어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1일 카페인 최대 섭취량은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라고 하니 하루 3잔까지는 허용범위 내라고 할 수 있다.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시면 병원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용량에 상응하는 정도이다.
카페인의 주의사항에 대표적인 것이 심장에 대한 것인데, 고용량에서 빈맥, 조기박동(엇박), 여러 심장 부정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반적으로 부정맥·두근거림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관상동맥 중재술 혹은 우회술을 받은 분들에게 몇 주 동안은 카페인을 섭취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이런 이유로 외래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커피 마셔도 되나이다. 그 외에도 각성으로 인한 불면증, 두통을 일으키기도 하고 위산 분비가 증가되어 위궤양, 역류성 심도염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철분·칼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지난해 말에 미국의사협회저널에 커피에 대한 재미있는 논문(DECAF 연구)이 발표되었다.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들 200명을 각각 100명, 커피군(적어도 한 잔 이상 커피 복용)과 절제군으로 배정하고 6개월 동안 심방세동의 재발률을 비교하였다. 커피군에서는 대략 하루 한 잔 커피를 마셨는데, 심방세동 재발률은 커피군에서 47%, 절제군에서 64%으로 오히려 커피군에서 낮았고, 그 외 이상반응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커피가 심방 부정맥을 유발한다는 것과 반대의 결과이다. 커피에는 카페인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학적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화합물들의 이로운 효과가 오히려 심방세동 재발 위험을 실제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외래에서 커피를 마셔도 되는지를 묻는 환자분들(대부분 부정맥 환자)에게 이렇게 답변을 드린다. “술과 달리 커피는 개인 차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커피를 마셨을 때 느끼는 불편감이 심하다면 피해야겠지만 1~2잔 정도의 커피를 마셨을 때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커피를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설탕 추가를 최소화하고 지나치게 진한 커피는 피해는 것이 좋습니다.” 경험에 근거해서 이렇게 설명을 드렸는데, 위의 두 연구 결과를 보면서 내 경험이 틀리지 않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커피를 안 마시던 분들도 보약처럼 마시려고 노력하거나 지나치게 커피를 많이 마시는 습관을 유지할까 걱정이 된다. 위의 두 연구 결과는 커피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결과가 아니라 하루 권장량 이하의 커피가 인체에 나쁘지 않음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너무 커피를 마시고 싶은 분들이 부정맥이 있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아 가며 지나치게 커피를 절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고 커피 한 잔에도 두근거림이 심한 분들이 애써 참아가며 커피를 마시는 것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디카페인은 치매 발생 감소와 관련 없어
가끔 드라마에서 졸음을 피하기 위해 커피를 마셔 가며 일하거나 공부를 하다 코피를 흘리는 장면이 나올 때가 있다. 과거에는 커피가 각성의 도구 같은 나쁜 이미지가 있었다면 요즘의 커피는 나른한 오후에 맛있는 씁쓸함에 잠시의 여유 갖는 쉼의 이미지이다. 심장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맛있는 커피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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