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 대표 노골적 尹 옹호, 지방선거 포기하고 당권 선택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아직 1심”이라며 “무죄 추정의 원칙”을 말했다. 판결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당 안팎의 윤 전 대통령과 절연 요구에 대해 “절연해야 할 대상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로 국힘이 ‘윤 어게인’ 세력과 선을 긋고 변화, 혁신하는 계기로 삼지않을까 했던 작은 기대는 예상대로 깨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미 장 대표가 6월 지방선거는 포기했고 그 후 당권 투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윤 어게인 세력을 품고 있어야 그 때 또 이겨 당권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의 속 마음이 그렇다고 해도 이날 드러난 그의 인식은 충격적이다. ‘무죄 추정’ 주장은 계엄이 정당했다는 인식 없이는 하기 어려운 말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계엄은 구국의 결단”이라고 했는데 장 대표가 이와 같은 인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망상에서 비롯된 잘못된 판단으로 수 많은 국민을 실망과 고통, 분노로 몰아넣은 장본인과 그 정당의 대표가 반성이 아니라 강변을 거듭하고 있다. 모두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장 대표는 “국민의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지키기 위해 선거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말도 했다. 일각의 ‘부정선거론’ 주장에 편승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로 든 것이 부정선거다. 지금까지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구체적 단서나 증거가 나온 것이 없다. 장 대표가 부정선거 주장을 믿고 있다기 보다는 부정선거론자들을 자신의 표로 묶어두려는 발언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국민 상식을 거스르며 윤 전 대통령과 그의 추종자들을 감싸는 것은 이들의 지지만 있으면 당권을 계속 지키고 대선까지 갈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설사 지방선거에서 참패해도 당내 선거는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의 이번 입장 발표는 선거를 포기하고 당권을 선택했다는 선언과 같다. 지금 국힘 지지율은 민주당의 절반 수준이다. 이대로면 선거 참패는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이 지방선거까지 승리하면 대통령, 국회, 지방 권력을 모두 손에 쥔다. 장 대표는 이날 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야당의 기본 역할과 존재 이유까지 포기했다. 야당이 존폐 기로에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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