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 쏴서라도 들어가라’ 발언, 법원서 인정됐다···“곽종근 증언 신빙성 높아”
“두 번, 세 번 선포” 발언도 인정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이 12·3 내란 당시 국회에 출동한 군인들에게 “총을 쏴서라도 국회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4명이서 (의원들을)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했다.
2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1234쪽 분량의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계엄 선포 후 국회가 봉쇄됐던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33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윤 전 대통령이 4차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했고, 이 전 사령관이 ‘사람이 너무 많아 들어갈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하자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뒤에도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사령관에게 재차 전화를 걸어 “그러니까 내가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말한 점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2024년 12월4일 오전 0시31분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문짝을 도끼로 부숴서라도 빨리 국회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취지로 말한 점도 인정했다. 곽 전 사령관이 단독으로 내린 지시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은 배척했다. 재판부는 비슷한 시간에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사령관에게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한 점을 근거로 “그 무렵 곽 전 사령관에게도 유사한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했다.
재판부는 곽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자신의 내란 혐의 재판,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내란 가담자들 중 거의 유일하게 모든 혐의를 인정하는 인물인 점 등을 근거로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 재판부는 “곽 전 사령관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며 “비상계엄 선포 직전부터 선포 직후까지 곽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단 두 번이고, 군 장성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적인 작전 지시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곽 전 사령관 기억이 더 정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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