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체 어디가 좋아졌나”…트럼프 관세폭탄 파편, 미국인 향한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6. 2. 2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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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이 무역 적자폭을 줄일 거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게 지난해 미국의 상품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관세가 미국의 수입을 줄이고 무역 적자를 축소하며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가져올 것이라고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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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적자 1조2400억달러
2024년 대비 2.1% 더 늘어
대중국 적자 크게 줄었지만
멕시코·베트남·대만서 급증
NYT “트럼프 약속 무색해져”
트럼프의 고율 관세에도 불구하고 2025년 미국 상품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무역 구조만 재편됐을 뿐 적자 축소 효과는 미미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 연합뉴스]
‘관세 폭탄’이 무역 적자폭을 줄일 거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게 지난해 미국의 상품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수입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4조3338억달러, 수출은 6.2% 증가한 3조4323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적자는 총 9015억달러(약 1307조원)로 전년 대비 0.2%(21억달러) 줄어드는 데 그쳤다. 관세 정책을 시행하기 전인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2024년·-9035억달러)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규모다.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2022년(-9237억달러)에 비해서도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특히 상품 무역수지 적자는 이 기간 2.1% 늘어 1조2409억달러(약 1797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관세가 미국의 수입을 줄이고 무역 적자를 축소하며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가져올 것이라고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NYT는 관세 정책이 무역에 혼란을 야기했지만 무역 자체를 멈추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주문 경로를 변경하고 공급망을 재편했지만, 아직 대규모로 미국으로 생산 시설을 복귀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제조업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8만개 이상 일자리를 감축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인해 무역수지는 1년 내내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였다. 2024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기업들은 관세 부과에 앞서 서둘러 수입을 늘렸고, 2025년 1∼3월 무역 적자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작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상호관세를 발표하자 무역 적자는 대폭 줄었다가 12월에 다시 늘어났다.

1년 동안 미국의 무역 상대국 간 교역량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021억달러로 전년 대비 약 30% 급감하며 2004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2188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대중국 적자를 앞질렀다.

로스앤젤레스항의 컨테이너 [AP = 연합뉴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중국산 제품 구매를 줄인 대신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을 크게 늘렸다. 특히 멕시코(-1969억달러), 베트남(-1782억달러), 대만(-1468억달러) 등과의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로 커졌다.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중국산 제품을 대체했음을 시사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속에 미국이 반도체에 아직 본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도 대만 상대 무역적자 확대에 기여했다.

다만 관세의 영향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버나드 야로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NYT에 “2025년 초 대규모 재고 비축으로 인한 ‘재고 효과’가 사라진 후 수입량이 어떻게 안정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일예산연구소 계산에 따르면 올해 1월 19일 현재 미국 소비자들은 평균 16.9%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는데, 이는 193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번에 발표된 무역 수지 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국가 간 무역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에 불과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관세 부과는 수입되는 상품들의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으며, 수입량은 소폭 감소하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거나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형태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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