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가 침실에서 간병인과… 인간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주체성을 묻다 [2026 베를린영화제]
![영화 ‘퀸 앳 씨’의 한 장면. 간병인인 마틴(왼쪽)과 치매 엄마 레슬리의 딸 아만다의 논쟁을 다룹니다. 마틴이 레슬리와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아만다는 마틴을 성폭행으로 신고합니다. [베를린영화제 홈페이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03313ggzh.png)
그러나 이 영화는 점수에 따른 관심보다도, 내용적으로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한 장면으로 채워졌기에 베를린영화제에 참석 중인 매체 기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중입니다. 베를린영화제 현장에서 랜스 해머 감독의 ‘퀸 앳 씨(Queen at Sea)’를 살펴봤습니다.
‘퀸 앳 씨’는 꽤 충격적인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이름은 아만다. 그녀는 치매에 걸린 모친 레슬리의 집을 방문했다가 2층 침실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영화 ‘퀸 앳 씨’의 스크린데일리 평점은 2.9점으로 ‘로즈’(3.3점), ‘모스카스’(3.1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입니다. [스크린데일리 홈페이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04737xyat.png)
![마틴은 레슬리의 간병인이자 두 번째 남편입니다. 그러나 치매 엄마와의 결혼을 앞두고 딸 아만다는 “둘의 성관계는 동의할 수 없다”는 약속을 마틴으로 받은 뒤였습니다. [베를린영화제 홈페이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06178iczw.png)
그런데 마틴의 위치가 다소 애매합니다. 마틴은 치매 환자로 인지능력이 떨어진 레슬리의 간병인이면서, 동시에 레슬리의 ‘두 번째 남편’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이란 점에서 이 사건을 본다면 부부 간의 성관계를 문제 삼을 순 없지만 둘의 결혼은 ‘조건부 결합’이었습니다.
아만다는 마틴에게 “엄마 레슬리는 치매로 인해 ‘동의’에 관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으므로 성관계는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마틴 역시 이러한 조건을 수락했습니다. 하지만 성관계 현장이 목격되자 마틴은 “분명히 레슬리가 동의를 표현했다”며 섹스는 사랑의 행위라고 주장합니다.
![아만다와 마틴의 논쟁이 이 영화의 중심을 이룹니다. 마틴은 레슬리의 동의에 따른 사랑의 행위였다고 주장하고, 아만다는 명백한 성폭행이라고 반박합니다. [베를린영화제 홈페이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07627mfur.png)
![‘퀸 앳 씨’에서 아만다 역을 맡은 프랑스 국민배우 줄리엣 비노쉬. [EPA·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08976mwpg.png)
법과 약속은 이성에 기반하지만, 인간의 사랑은 감정적인 행위이며,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고 해도 욕망은 잔존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인간의 주체성을 질문하기도 합니다.
‘노년의 간병’이란 소재와 죽음과 사랑의 결정권이란 점에서 ‘퀸 앳 씨’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 ‘아무르’를 연상시킵니다. ‘아무르’에서 조르주는 사랑하던 아내 안느를 돌보던 끝에 그녀를 살해해 죽음에 이르게 하지요. 조르주와 안나에게 죽음은 사적인 선택(개인의 소멸)이었지만 이 죽음은 공적 영역의 질서(법과 규범)와 정면 충돌합니다. ‘퀸 앳 씨’도 사적인 선택(섹스)과 공적 영역의 질서(법과 약속)와 충돌합니다.
![영화 ‘퀸 앳 씨’는 201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무르’와 유사한 지점이 적지 않습니다. 사적인 선택이 공적인 영역에서 비판받는 지점을 다룬다는 점, 노년의 죽음과 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감지됩니다. [티캐스트]](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10390mbgq.png)
‘아모르’는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퀸 앳 씨’는 22일(한국시간) 발표되는 베를린영화제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수상할 수 있을까요.
![베를린영화제 주행사장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 걸린 심사위원들의 사진. 올해 제76회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한국 배우 배두나도 참석했습니다. 각 사진 중앙에 심사위원들의 서명도 보입니다. [김유태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11777irqg.png)
![베를린영화제 주행사장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 걸린 심사위원들의 사진. 올해 제76회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한국 배우 배두나도 참석했습니다. 각 사진 중앙에 심사위원들의 서명도 보입니다. [김유태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13173gmpb.png)
![영화 ‘퀸 앳 씨’ 티켓. [김유태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mk/20260220210314534lmgo.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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