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위', 가자지구에 2만명 파병…재건 계획 실효성은 '글쎄'

문재연 2026. 2.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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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 파병 및 주둔 계획 제안
트럼프 "미국 100억 달러 기부" 발표
의회 승인 및 구체 절차 언급 안 해
참상 외면한 '호화 리조트' 계획
회원국, 찬양 일색…'트럼프 평화상' 제안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아래쪽) 미국 대통령이 19일 워싱턴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린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평화위원회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창설한 평화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총 2만 명의 국제안정화군(ISF)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ISF는 알바니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코소보, 모로코 등 5개국의 병력으로 구성되며 지휘는 미국이 한다.

평화위는 이날 워싱턴 평화연구소(USIP)에서 열린 첫 이사회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ISF 사령관인 재스퍼 제퍼스 미 육군 소장은 "병력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인근에 초기 배치된 후 나머지 가자지구 내 4개 구역에 단계적으로 확대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가장 많은 병력인 8,000명을 보내겠다고 했다. 제퍼스 소장은 가자지구 자체 치안 인력 1만2,000명에 대한 훈련은 이집트와 요르단이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위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재건을 완료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의사결정 기구로 구성돼 지난 1월 출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았으며, 정식 회원으로 참여한 국가는 27개국이다.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는 김용현 전 주이집트대사가 한국 '옵서버(참관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돈·돈·돈…트럼프 "한국도 가자지원 모금행사 참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가자지구 재건에 대한 세부 계획 발표와 함께 재건 자금 기여를 독려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는 실질적인 해법을 고안하고 실행한다"며 "미국은 100억 달러(14조 원)를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바레인 등 9개국이 총 70억 달러(약 10조 원)의 구호패키지를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 모금을 돕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입국이 아닌 국가들도 평화위와 함께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대규모 원조 모금행사를 개최하기로 약속했다며 "한국, 필리핀, 싱가포르를 비롯해 역내 여러 나라들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간접적으로 평화위 활동에 관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국 외교부는 이날 "현재까지 일본 측으로부터 요청받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간접 참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기부금 지원에 앞서 평화위 가입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평화위를 둘러싼 비판적인 국제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평화위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대표를 파견한 것을 두고도 "EU 이사회로부터 권한을 받지 못했는데 보냈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주민 생활 여건 개편보단 부동산 개발에 집중한 재건 계획

이날 발표된 가자지구 재건 계획과 관련해 주민들의 인권 및 생활 개선과는 동떨어진 자산가들의 부동산 개발계획이 주를 이뤘다는 비판도 나온다. 평화위 이사회 회의에서는 가자지구의 해안선을 "200개의 호텔과 인공섬이 들어서는 새로운 지중해의 리비에라(해안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마스터플랜이 발표됐다. NYT는 "가자지구의 현실은 6,000만 톤에 달하는 불발탄과 잔해 제거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자지구 이주 가족을 위해 필요한 조립식 임시 주택만 20만 세대"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엔에서 추산하고 있는 가자지구 재건 비용은 최소 500억 달러로, 현재까지 평화위에서 모인 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연설에서 "전쟁 비용에 비하면 매우 작은 금액"이라며 "우리가 함께라면 전쟁과 고통, 유혈로 얼룩진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평화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하는 데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노벨상을 받지 못한 불만을 토로하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트럼프 평화상'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연상케 하는 'USA'가 새겨진 빨간색 모자를 쓰고 연단에 올랐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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