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척에서 이루는 ‘방구석 꿈’을 꾸자…배우 구교환의 꿈처럼 [Mind Note]

처음엔 어쩐지 잔망스러운 유머 감각이 있는 그다운 대답이다 싶어 ‘피식’ 웃고 말았는데, 이게 은근히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국제 영화제에서도 한번 인정받아보고 싶다”거나 “이제 드라마로도 진출하고 싶다”, 내지는 “영화 감독으로도 성장해가고 싶다” 등의 거창하고 도전 가득한 꿈이었다면 이렇게까지 필자의 이목을 잡아끌진 않았을 것 같다. 흔히 예상하게 되는 ‘더 높은 곳을 향한’ 포부와는 너무 다른, 그저 지금 당장의 자기 생활에 맞닿은 바람이라 그 의외성이 주는 임팩트가 더 깊었다. 굳이 달리 표현해보자면 ‘손바닥만 한 꿈’, 내지는 ‘방구석 꿈’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오늘은 나의 바람이 아직 요원하기만 해 삶이 너무 고단한 이들에게, ‘구교환식 꿈’을 빌려오자 권하고 싶다. 그저 오늘 해 볼 만 한 ‘손바닥만 한 꿈’, 지척에서 이뤄볼 수 있는 ‘방구석 꿈’을 꾸자는 거다. 토익 점수 900점이 목표였다면 당장은 영어 단어 10개를, 투병 중인 부모의 병세 회복이 바람이었다면 지금은 그들을 향한 친절한 말투부터, 10㎏을 감량하는 보디 프로필 촬영이 포부였다면 우선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향하는 거다.
본래의 내 꿈을 포기하잔 말이 아니다. 나름은 꽤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은 날 밀어내기만 하는 것 같아 너무 야속할 때, 그래서 한없이 울적해지고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어질 때. 그땐 이렇게 당면한 꿈, 이룰 수 있는 꿈, 그리하여 적어도 오늘 자기 전에 내가 ‘이것만은 해냈구나’의 결과로 확인할 수 있는 꿈만 생각하자는 거다. 그렇게 일단 오늘을 지나면, 내일의 내 꿈도 한 뼘 더 다가와 있을 테니 말이다.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사진 및 일러스트 쇼박스,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8호(26.02.17~24, 설 합본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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