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PA 10년만에 감소…청정에너지 전환 늦어지나?
지난해 청정에너지 전력 55.9GW 계약…전년대비 10% 감소
아시아 지역 한국‧인도 감소…나라간 양극화 더욱 심화
[수소신문] 지난해 글로벌 기업들의 청정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물량이 1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5년 체결된 기업 PPA 규모는 55.9GW로, 전년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력 가격 상승과 정책 불확실성 확대가 시장 흐름에 반영됐다는 모양새다.

블룸버그NEF(BloombergNEF)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기업 에너지 시장 전망(1H 2026 Corporate Energy Market Outlook)'에서 따르면, 기업들은 2025년 총 55.9GW의 청정에너지 전력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러)와 일반기업 구매자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2025년 전세계 활동의 49%는 메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 대기업이 차지했다.
특히 메타와 아마존은 2025년 전세계 청정에너지 구매를 주도하며 총 20.4GW(이중 4.7GW는 원자력)를 계약했다. 메타의 계약은 주로 미국에 집중된 반면, 아마존은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구매자로 나타났다.

다만 주요 계약의 대부분은 대형 기술기업이 체결했으며, 프로젝트 비용 상승과 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중소기업의 참여는 위축됐다. 미국 내 고유 기업 구매자 수는 전년대비 51% 감소한 33개에 그쳤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는 2025년 기업 PPA 물량이 전년대비 13% 감소한 17GW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설비 규모가 2023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전력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시간대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단독 태양광·풍력 계약의 가치가 약화됐고, 이에 따라 구매자들은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역시 물량이 전년 10.7GW에서 6.9GW로 감소했다. 이는 주로 인도와 한국의 둔화 영향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기업 청정에너지 조달은 PPA 도입을 고도화하는 일본과 같은 국가와, 말레이시아처럼 규제 지원에 성장세가 좌우되는 시장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나옐 브리히(Nayel Brihi) 블룸버그NEF 기업에너지 애널리스트는 "기업 청정에너지 구매자들이 서로 다른 두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대형 기술기업은 더 큰 규모와 새로운 기술로 확장하고 있는 반면, 중소 기업들은 전력시장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프랑스 에너지기업 엔지가 3.6GW를 계약하며 글로벌 1위 개발사로 부상할만큼 청정·상시 전력 솔루션을 제공하는 개발사들이 상위권에 다수 포진했다.
상위 10대 판매자 중 7곳이 태양광+저장장치 결합, 태양광·풍력 하이브리드, 원자력 PPA 등 계약에 참여, 이른바 '기저부하형(baseload-like)' 상품은 총 5.2GW 규모의 활동을 기록했다.
블룸버그NEF는 보다 정교한 기업 청정에너지 계약 확산은 규제 변화에 의해서도 촉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탄소회계의 글로벌 기준인 온실가스(GHG) 프로토콜은 스코프2(Scope 2) 배출기준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간접 전력·열·스팀·냉방 사용에 대해 시간 단 추적과 엄격한 지리적 경계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시간 단위 추적 체계가 도입될 경우, 대부분의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 주장을 입증하기는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라는 것이 블룸버그NEF의 분석이다.
기업들도 이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5년에는 공동 설비(co-located) 및 하이브리드 계약이 5.8GW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배터리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이러한 계약 구조는 향후 기업 조달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