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도 들었네, ‘결혼은 언제?’ 질문···미혼 여성 중 “의향 있다”는 34%뿐 [뉴스물음표]

김원진 기자 2026. 2. 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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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진 기자

명절 연휴 직후 곳곳에서 들려오는 푸념의 단골 소재는 연애와 결혼입니다. 20~30대는 “연애는 하고 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 같은 질문을 부모나 친척에게 연이어 받곤 합니다. 취업정보사이트 등이 명절 전후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결혼은 언제쯤?’은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말’ 1~2위를 놓치지 않습니다.

특히 미혼 여성들은 결혼 관련 질문을 더욱 빈번하게 받곤 합니다. 생물학적 이유를 들어 ‘결혼 적령기’를 언급하거나, 여성의 삶을 ‘결혼-출산’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결혼을 생각해보지 않았거나, 결혼 의향이 없다고 하는 미혼 여성은 3명 중 2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25년 10차 여성가족패널조사 보고서’를 보면, 미혼 여성 10명 중 4명(39.6%)은 결혼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결혼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26.1%, ‘있다’는 응답은 34.2%였습니다.

연령대에 따라 결혼 의향은 차이를 보입니다. 결혼 의향이 ‘있음’ 응답 비율은 20대 이하에서는 30.3%였으나, 30대에서는 50.4%로 높아집니다. 통계만 놓고 보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며 결혼 의향이 생기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40대가 되면 이 비율은 15.4%로 떨어집니다.

2025년 여성가족패널조사 보고서

‘결혼 의향이 없거나 1년 내 결혼 계획이 없다’고 답한 미혼 여성들은 그 이유로 ‘적합한 상대가 없어서’(32.1%)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결혼하기에 적절한 연령이 아니라서’(19.8%),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서’(17.3%)가 뒤를 이었습니다. ‘독신 생활이 좋아서’(14.6%)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습니다.

학력에 따른 차이도 눈에 띕니다. 최종 학력이 고졸인 경우(29.1%)보다 전문대졸 이상(36.9%)에서 ‘결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경제적 안정성과 결혼 의향이 일정 부분 맞물려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최근 2년간 정부 기관 조사에서는 결혼·출산 의향이 개선 조짐을 보였다는 결과가 나오곤 했습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결혼·출산 의향을 묻는 조사를 진행해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저고위는 2024년 3월과 9월, 지난해 3월과 8월 등 총 네 차례 같은 문항을 반복 조사했습니다. 지난해 8월 조사(전국 만 25~49세 남녀 2800명)에서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여성은 54.4%로, 2024년 3월(48.2%)보다 증가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결혼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다소 개선된 듯 보였지만, 연령대별로는 미묘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만 25~29세 여성의 경우 ‘긍정+매우 긍정’ 응답 비율이 2024년 3월 59.2%에서 지난해 8월 61.9%로 상승했습니다. 반면 만 30~39세 여성은 같은 기간 66.4%에서 65.4%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일부 지표에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간 결혼 의향은 전반적인 감소 추세가 이어졌습니다. 여성가족패널조사를 분석한 논문 <미혼 여성의 결혼의향과 결혼이행>(2024)을 보면, 2010년(3차)부터 2022년(9차)까지 미혼 여성의 결혼 의향 ‘있음’ 비율은 71.8%에서 60.5%로 가파르게 하락했습니다.

다만 10차 조사 결과는 결혼 의향을 단순히 ‘있다’와 ‘없다’로만 나눠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조사 문항 자체가 ‘있음’, ‘없음’, ‘생각해 본 적 없음’ 세 가지로 구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거 조사처럼 ‘있다’와 ‘없다’만 비교하려면 응답을 다시 묶어 분석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대신 ‘결혼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가치관 문항을 통해 변화 흐름을 일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문항에 대해 2024년 조사에서는 20~24세를 제외한 대부분 연령대에서 결혼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응답이 늘었습니다. 2014년 이후 계속 낮아지던 흐름이 최근 들어 다소 멈추거나 완만해진 모습입니다.

결혼에 대한 세대 간 인식 격차는 여전히 큽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의 인식 격차가 매우 크다”고 짚었습니다. 4점 척도로 결혼 필요성을 묻는 조사에서 1980년대생(2.46점)과 1990년대생(2.23점)의 점수 차가 다른 연령 구간 간 차이에 비해 크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원은 “1985년생을 기점으로 결혼 필요성에 대한 가치관이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했습니다.


☞ ‘N포 세대’라던 2040 확 달라졌다···74%가 “결혼·출산 긍정적”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41342011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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