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왕과 사는 남자 500만 눈앞…‘주인공 옆자리’ 취향 저격?
■ 방송시간 : 2월 20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김용준 기자
■ 출연 : 김헌식 / 대중문화평론가
https://youtu.be/CFDo4NMaMzY
◎김용준: 이번 연휴 기간에만 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끈 영화가 있습니다. 조선 제6대 국왕 단종이 강원도 영월에서 유배 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감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인데요. 이 영화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화업계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흥행 독주하는 이유 살펴보겠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헌식: 안녕하십니까?
◎김용준: 안녕하십니까? 왕과 사는 남자 누적 관객 수 441만 명. 사극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왕의 남자보다도 이 기록이 빠르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김헌식: 그렇습니다. 2005년에 1,230만 명을 동원했던 왕의 남자, 연산군과 공길의 이야기였죠. 이때 당시에 17일 만에 400만을 돌파했는데요.
◎김용준: 17일 만에 400만.
▼김헌식: 그래서 왕과 사는 남자는 15일 만에 지금 돌파를 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고.
◎김용준: 이틀 빠르네요.
▼김헌식: 또 무엇보다도 작년에 564만 명을 동원해서 한국 영화 중에 1위를 기록했던 좀비딸 같은 경우도 17일 걸렸습니다. 이거보다도 2일 앞당겼다고 볼 수 있겠고, 무엇보다 400만, 500만을 돌파한다 하더라도 제작비가 높을 경우에는 600만, 700만이 들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데, 이 영화는 중소형 영화로서 260만이 손익분기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일찌감치 넘겨서 손익분기점 관점에서 굉장히 고무적인 사례로 또 볼 수 있겠습니다.
◎김용준: 일단은 지금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
▼김헌식: 두 배 이상 남는.
◎김용준: 두 배 이상.
▼김헌식: 네, 그런 상황입니다.
◎김용준: 사극 영화 하면 우리가 항상 권력의 중심에 오른 주인공이 있고 그를 향한 용맹, 투쟁, 암투, 이런 것들이 그려지는데. 저도 어제 봤거든요, 왕과 사는 남자? 이거는 단순히 어떤 권력이나 야망을 다루는 이런 이야기로 구성되지 않았더라고요. 이거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김헌식: 그렇습니다. 사실 궁궐을 중심으로 한 권력 투쟁, 암투에 관련된 사극들은 드라마에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런 작품을 극장에서까지 봐야 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대개 궁궐 사극하고 생활 사극하고 2개로 나눠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했을 때 아예 궁궐을 이렇게 배제하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좀 현실적인, 또 간과할 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작품 같은 경우는 궁궐 이야기도 하면서, 그러니까 권력 투쟁 이야기도 하면서 일반 민중, 백성들의 삶까지도 같이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김용준: 그럼 이번 영화를 맡은 장항준 감독은 어디에 포커스를 두고 제작을 했는지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장항준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지난달 21일)
지금까지 단종의 얘기는 대부분 이제 계유정난까지. 단종이 어떻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왕위를 빼앗기는 과정에 되게 많이 집중이 돼 있거든요. 근데 왕위를 빼앗긴 이후에 단종의 얘기는 없어요. 한국 영화에서나 뭐 다른 데서도 다뤄진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단종이 진정한 주인공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면에서 새로운. 왕위를 빼앗긴 어린 왕.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 왕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 왕의 이름이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면 했던, 지키려는 사람들의 어떤 소중한 충절, 마음, 우정 이런 것들에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김용준: 장항준 감독이 왜 왕위를 뺏긴 이후에 단종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을까 어떻게 좀 짐작하셨어요?
▼김헌식: 네 사실 이제 단종의 어떤 역사적 사실을 떠올리게 되면 비극적인 측면만을 많이 부각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게 일제 식민사관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조선시대에 권력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도 어떻게 숙부가 조카를 그렇게 할 수 있냐라는 그런 측면을 통해 가지고 이 조선 시대에 어떤 정통성을 부각을 했던 점에서 이제 부정적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꼼꼼히 이제 보게 되면 241년 만이지만 나중에 단종으로 노산대군이 복권이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제 장항준 감독이 강조했던 그리고 의리,충 이런 어떤 가치들을 이제 강조하고요. 특히 역사적 사실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는데 어몽도라는 사람이 그 단종의 시신을 거둡니다. 그럼 아니 사실 광해군 같은 경우는 사약을 내리지는 않거든요. 그럼 어떤 일이 있었길래 단종이 사약까지 받았을까? 그리고 엄흥도는 왜 시신을 거뒀을까? 라고 했을 때 단종이 뭔가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점에 어떤 합리적 상상력에 바탕을 두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제목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왕이 되는 삶보다 왕 곁에서 남아 있는 삶, 살아남는 삶, 주인공보다 그 옆자리에 관객들이 공감하고 이렇게 많이 찾는 이유 뭐라고 보세요?
▼김헌식: 일단 현재 트렌드 하나를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요즘에 제 세대들은 그렇게 출세를 많이 지향하지 않는다고 해 가지고 승진을 하겠다라는 트렌드도 있는데요. 결국에는 승진을 하고 고위직에 올라가 봤자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라는 이야기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일상의 어떤 삶이 더 소중하다라는 측면을 많이 부각하고 있는데 단종이 이런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 삶들을 또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 또 펼쳐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어떤 트렌드 정서들을 역사적인 어떤 재해석을 통해 가지고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김용준: 지금 뭐 노산군으로 영월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가 오히려 왕이었을 때보다 영화 속에서는 가장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익숙한 시간으로 좀 그려지던데 연출진의 의도가 뭐였을까요?
▼김헌식: 일단은 이 단종이 실제로 영화에서 대사를 하나 하는데요. 지금까지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어떤상황과 명령에 의해서 내가 세자가 되었고 왕위에 올랐는데 지금은, 내가 바로 선택을 하겠다. 특히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잃지 않기 위해서 나는 내 의지대로 갈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것이 바로 마을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자신을 보듬는 그런 사람들의 어떤 가치들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주체적으로 나아가게 되는 장면들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런 설정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미뤄볼 수가 있겠습니다.
◎김용준: 이게 또 개인적으로는 과한 해석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제가 저거 보면서 좀 궁금하더라고요. 이게 촌장 엄홍도가 어떻게든 그 마을의 부흥을 위해서 유배지를 최대한 그 마을로 유치하려고 사활을 걸잖아요. 이게 저 때도 지방 소멸에 대한 의식이 있었나 이 부분도 혹시 주는 시사점이 있나요?
▼김헌식: 일단은, 아까 이제 트렌드도 말씀을 드렸었는데 지금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유치전을 벌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잘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장항준 감독이 참 착안을 잘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양반이 특히 고관이 이제 지역으로 유배를 왔을 때 사실은 그 고관을 위해 가지고 많이 또 이렇게 뇌물을 바치거나 아니면 그 여러 가지 물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고. 그게 흘러넘쳐가지고 마을 사람들이 좀 풍족하게 먹고 사는 노루골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그걸 보고서 광천골 촌장인 엄흥도 촌장이 우리도 한번 유배 오는 그런 이제 관리를 유치해 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을 합니다. 그런데 왕이 유치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 왕은 다시 되돌아갈 수가 없거든요. 되돌아가야만이 중앙 권력의 어떤 등에 힘을 얻고 뭔가 이 자원 배분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아무래도 이 지역 경제 활성화 문제가 예전이나 요즘이나 다 이제 중요했기 때문에 이런 공통 분모에 따라 가지고 공감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그런 상황 설정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김용준: 예 그런데 지금 역사에서는 어린 왕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게, 수양대군으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는 정작 수양대군이랄지 결국 본인 스스로 왕이 된 세조의 모습이랄지 이런 것들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의도가 있을까요?
▼김헌식: 일단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사실 우리는 역사를 바라볼 때 왕이 모든 것을 다 결정한다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신권과 왕권이 부딪혔을 때 어떤 경우에는 신권이 더 힘이 세서 그 어떤 신을 중심으로 한 그런 세력들이 옹위해 가지고 왕은 어쩔 수 없이 나서는 경우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수양대군이 혼자 단독으로 왕이 됐을까? 그 주변에 옹위하는 세력 때문에 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수양대군과 단종의, 세조의 어떤 관점으로 보게 되면 너무 그 본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한명회를 중심으로 한 어떤 특정 세력들이 모든 것을 다 주도한 것으로 하게 되면. 그, 극을 이해하는 관점도 쉽고, 또 역사적 맥락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장항준 감독이 이런 역사적 맥락하고 그 작품의 흐름을 이제 몰입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한명회를 부각한 그런 구도를 선택한 게 아닌가,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것이죠.
◎김용준: 너무 또 선 굵은 인물들이 같이 등장하면 또 어떤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김헌식: 그러면, 이제 KBS의 대하사극을 만들어야 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김용준: 네, 네.
▼김헌식: 그런 점에서 2시간 정도의 작품을 만들려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 핵심에 초점을 맞추는 구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가 있겠습니다.
◎김용준: 그 한명회 언급하셨는데, 캐스팅을 모르고 본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 사람 유지태야? 유지태 맞아? 이러던데. 이번 영화에서 한명회의 역할을 맡은 배우 유지태. 유지태, 한명회 평론가님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김헌식: 일단 이것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가 있는데, 유지태 배우가 맡았던 한명회 역할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와 전혀 다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대개 좀 체구가 작고 좀 간사하고 지리하게 뛰어나 가지고, 뒤에서 모사꾼 역할을 하는 그런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런데 역사적 사실들을 바라보게 되면 한명회라는 인물은 굉장히 거구였고, 또 풍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밑에서 위로 봐야 될 정도였다고 하고요. 그리고 단지 수동적으로 뒤에서 조종하는 것이 아니고 앞에 나서 가지고, 능동적으로 이제 진두지휘하는 캐릭터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고. 유희태 씨가 그것을 이제 소화하기 위해서 190CM에 이르는 그런 키인데도, 이제 살을 찌워가지고 100KG에 이르는 등 실제로 카리스마를 뿜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한 점이 어쨌든 이 작품의 그런 활력소가 됐다라고 평가할 수가 있겠습니다.
◎김용준: 정말 그 기골이 장대하게 나오고 살집도 있고, 눈은 또 이렇게 좀 괘슴칠해 보이게 좀 분장을 한 것 같고요.
▼김헌식: 네 맞습니다.
◎김용준: 배우들 얘기 조금 더 해볼게요. 극 중에 단종이자, 노산의 옆을 지키는 촌장 엄흥도 역의 유해진 씨. 뭐, 이번 영화로 말미암아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화제가 된 사진 하나 좀 보겠습니다. 영화의 그, 스틸컷을 흑백으로, 왼쪽이 실제 영화 스틸컷이고요. 오른쪽을 흑백으로 이제 변환을 했는데 저걸 보고, 이거 조선시대 그냥 실존 인물 아니야?라는 반응이 좀 나오더라고요. 조선시대 백성 역할은 유해진이 최고다. 이거 어떻습니까?
▼김헌식: 더 이상 유해진 씨가 맡았던 엄흥도 촌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은 저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진짜로 조선시대 사람인 줄 알았어요.
◎김용준: 그러니까요, 네.
▼김헌식: 그래서, 사실은 다양한 어떤 캐릭터들을 그동안 구성해 왔는데 유해진 씨가 정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김용준: 인생 캐릭터.
▼김헌식: 예, 그래서 조선시대 표준 백성 모델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보게 되고 그렇지만 이제 구체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가난한 산골 마을의 가장이면서 이제 아버지이고요. 자녀의 또 미래와 교육을 또 걱정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마을을 잘 살리기 위해서 촌장 역할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 인정을 받지 못하는 또 그런 분투의 어떤 모습도 보여주고. 또 나중에는 왕을 보필하고 지켜야 되는데, 또 수양대군과 한명회의 지시 명령을 수행해야 되는, 또 딜레마와 갈등을 겪는 내면 연기도 보여주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조선시대 캐릭터만이 아니고 이 상황에 처한, 그런 내적·심리적인 묘사들도 상당히 뛰어나게 해주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이제 인생작이다라고 볼 수가 있겠고. 아마 향후에 영화제에서 연기상은 유해진 씨가 거의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굉장히 높은 연기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용준: 지금 언급한 유해진 씨, 또 앞서 언급한 유지태 배우에 이어서 이번 영화 보면서 참 재미있었던 부분이 있어요. 정말 선 굵고 캐릭터가 진한 배우들이 한곳에 모였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유해진, 유지태 또 아이돌 출신의 박지훈 씨, 금성대군 역의 이준혁, 또 정봉이로 익숙한 배우 안재홍 씨까지 이 조합은 어땠습니까?
▼김헌식: 사실 이 영화는 제작비가 그렇게 높지 않아요. 그런데 배우들도 그렇게 대형 스타들이 있는 건 아니고. 어떻게 보면 적재적소의 캐릭터를 정확하게 파악을 해서 이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사실 수양대군과 한명회에 대적하는 그런 어떤 측면에서는 금성대군의 이준혁과 또 단종의 박지훈 배우를 이제 짝으로 해가지고, 굉장히 어리면서도 결기 있는 박지훈 배우의 단종 그리고 이준혁 배우 같은 경우는 그렇게 많은 분량이 나오지 않지만, 굉장히 둔중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볼 수가 있겠고요. 그리고 안재홍 배우 같은 경우에는 노루골의 촌장으로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양반 유배자를 유치를 해 가지고 부유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등장하는데. 거기에서 굉장히 코믹한 영화를 많이 보여주기 때문에 그래서 이 노루골의 안재홍이라는 인물과, 또 광천골의 유해진 배우가 보여주는 콤비 희극이 굉장히 웃음을 많이 주기 때문에 이 점에 착안을 하셔가지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용준: 단종 역의 박지훈 씨에 대한 연기는 좀 어떻게 보셨어요?
▼김헌식: 일단 단종의 위치가 사실은 굉장히 비극적이고 슬프거든요. 불가항력적이고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위치에 처하게 되는데, 사실 이것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단종의 이미지라고 볼 수가 있는데, 장항준 감독은 단종이 굉장히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움직인 인물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사실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중반 이후에 마을 사람들과 같이 이제 경험을 공유하게 되면서 그 본성이 나오게 되는데, 특히 대표적인 것이 호랑이를 사냥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김용준: 그렇죠.
▼김헌식: 그래서 이 위기 상황에 빠진 마을 사람들을 활로 화살을 쏴서 마을 사람들을 구해내거든요. 그때 드는 느낌이 아 왕은 왕이다라는 이제 생각을 하게 되고, 이 시대에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니까 인간적인 고민과 갈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정적일 때는 나서서 이제 위기를 타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사실 박지훈 배우가 약한 영웅이라는 드라마에서 굉장히 여린 모습이지만 학교 폭력을 타개하는 모습이 나오거든요. 그 이미지 관점에서 봤을 때 결국 리더십이라는 게, 항상 강한 척하고 센 척하고 거친 것이 아니고, 약함 속에서 진정한 리더십이 나온다라는 점을 박지훈 배우가 눈빛과 행동을 통해서 잘 보여줬다. 그래서 캐스팅도 잘 이루어졌다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김용준: 영화가 흥행하면서 또 다른 움직임도 있더라고요. 세조의 묘인 광릉에는 단종을 애도하거나, 악플을 달기도 하고, 또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에는 또 그 방문객 댓글에 그를 추모하는 리뷰가 이어지기도 했더라고요. 영화를 이렇게 그냥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제2, 제3의 행동으로 소비하는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김헌식: 일단은 지금 극장에 가는 이유가 단순히 작품 자체를 보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일종의 SNS 상으로는 챌린지와 동참의 어떤 심리도 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뭐 예를 들면, 파묘 같은 경우에는 도대체 뭐가 나오는데라고 하면서 확인하기 위해서 그 미션 수행하듯이 본 적이 있었고요. 또 서울의 봄 같은 경우는 심박동 측정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심박동을 이렇게 뛰게 만들 정도로 긴박감이 있는지를 내가 직접 체험해 보겠다라고 해서, 이 OTT에 나오는 걸 기다리지 않고 극장으로 간 사례도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어떤 심정이 들길래 이렇게 댓글을 다는 것인가 심지어는 세조릉에 가가지고 또 악플을 달기도 하고, 청령포 같은 경우는 지금 한 5배 이상 방문하시는 분들이 급증했다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나도 빨리 IPTV나 OTT 나오기 전에 빨리 보고 동참해야 되겠다라고 하는 어떤 참여의 심리가 극장으로 이끄는 요인이기 때문에 영화 제작할 때는 이런 점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앞으로도 한국 영화가 신경을 쓰고 주목을 해야 한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김용준: 마지막으로 지금 코로나 이후에 침체가 됐고, OTT 시장까지 커지면서 좀처럼 회복이 힘들다고 하는 이 영화 산업계. 이 왕사남 흥행으로 미뤄봤을 때 영화판이 다시 좀 살아날 조짐이 좀 보이시나요?
▼김헌식: 사실은 왕사남 같은 경우는 12월에 개봉을 했으면, 저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더 많이 봤을 거고. 한 천만 육박을 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요. 그런데 한국 영화가 지금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까 특히 아바타 등을 의식을 해가지고, 2월 4일에 개봉을 했어요.
◎김용준: 미뤘군요.
▼김헌식: 그런 점에서 한국 영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그렇지만 작년에 좀비딸이 선전을 했었고, 또 올해 이렇게 왕사남이 흥행을 하니까 아 이제 볼만한 영화가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특히 코로나19 전에 만들었던 재고 영화들이 작년까지만 해도 굉장히 많다보니까...
◎김용준: 재고 영화 네...
▼김헌식: 트렌드 하지 않은 영화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처럼, 약간의 상황 설정과 하이 컨셉팅의 새로운 트렌드한 영화들이 지금 많이 제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탄력을 받아가지고, 영화관 많이 방문하셨으면 좋겠고, 충분히 방문할 만한 영화들 앞으로도 이제 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2025년과는 다른 그런 풍경이 벌어질 거라고 저는 생각이 들고. 독립 예술 영화, 그리고 저예산 영화들 많이 창작 지원을 정부에서 많이 밝히고 있다고 하니까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김용준: 예. 뭐야? 왜 이렇게 다 얘기해? 아닙니다. 지금 반의반도 얘기 안 하셨거든요. 영화관 가서 꼭 한번 보시는 것도 추천드리겠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비결 말씀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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