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예은 4강행 좌절, 영국인 남친은 결승 진출… '컬링 커플' 엇갈린 희비
한국 여자 컬링은 캐나다에 패해 4강행 좌절
2023년 국제무대에서 처음 만나 3년여 연애
래미, '손하트' 하며 "예은 , 파이팅!" 응원도
설예은 "래미를 항상 응원... 래미도 그럴 것"

'국제 컬링 커플'로 화제를 모은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의 설예은(28·경기도청)과 영국 남자 컬링대표팀의 바비 래미(29)의 희비가 엇갈렸다. 준결승까지 올라가자고 약속했지만, 영국 남자 컬링은 준결승을 넘어 결승행에 성공한 반면 한국 여자 컬링은 캐나다의 벽에 막혀 탈락했다.
설예은이 속한 한국 여자 컬링팀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라운드로빈 최종 9차전에서 캐나다에 7-10으로 졌다.
승리했다면 자력으로 4강 진출이 가능했다. 직전까지 5승 3패로 공동 3위였던 캐나다와 미국은 각각 한국과 스위스(이미 4강행 확정)에 승리해 준결승에 안착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인 1, 2엔드에서 내리 1실점씩 했지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 3엔드에서 3득점 하며 3-2로 역전했다. 이후 5엔드까지 4-4로 팽팽하게 맞서다 6엔드에서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후공으로 나선 캐나다에 4점을 내주며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9엔드에서 2점을 만회해 역전의 불씨를 지폈고 마지막 10엔드에서 대량 득점을 노렸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1위 스웨덴, 2위 미국, 3위 스위스, 4위 캐나다에 이어 5위(5승 4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설예은을 비롯한 김은지, 김민지, 김수지, 설예진 등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세계랭킹 2위 '강호' 캐나다를 상대로 역전도 하며 선전했지만 코앞까지 온 4강행 티켓을 잡지 못해 8년 만의 포디움 복귀가 아쉽게 무산돼서다.

래미가 속한 영국 남자 컬링팀은 4위로 4강에 진출, 이날 한국 경기가 끝난 뒤 치러진 스위스와의 준결승에서 8-5로 이겨 결승까지 올라갔다.
래미를 포함해 브루스 마워트, 그랜트 하디, 해미 맥밀런 등 스코틀랜드인으로 꾸려진 영국팀(세계랭킹 1위)은 금메달을 목표로 밀라노에 입성했다. 예선에서 고전하기도 했지만 결국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한 상태다. 래미는 22일 캐나다와 결승을 앞두고 있다.
모든 컬링 일정을 마친 설예은이 래미를 응원하는 모습을 중계카메라를 통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래미는 믹스트존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연인인 설예은을 응원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가 바빠서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지만, 감사하게도 시간이 맞을 땐 점심을 함께하기도 한다"면서 "영국 대표팀으로서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설예은이 최선을 다해서 금메달을 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설예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달라는 요청에 "예은, 파이팅!"이라며 '손하트'를 보내는 등 한국식 응원도 잊지 않았다. 설예은도 래미의 응원에 "밥 서방"이라고 표현하는 등 서로를 살뜰히 챙겼다.
설예은과 래미는 2023년 국제대회에서 처음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래미가 설예은을 보고 첫눈에 반해 온라인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구애로 만남을 가졌다. 한국과 스코틀랜드를 오가며 3년여간 사랑을 키워 왔다. 설예은은 14일 공교롭게도 영국 여자 컬링팀에 승리한 후 래미에 관한 질문을 받고 "나는 바비가 대표팀에서 뛸 때마다 항상 100% 응원한다. 바비 역시 똑같은 마음으로 나를 응원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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