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지정학적 가치 상승, 미국의 합병 시도와 강대국 각축
뤼터 나토 총장, 1월 말 "북극 7개국, 트럼프 비전 실현 합의"... 중·러 진출 차단 선언
루비오 미 국무장관, 2월 14일 뮌헨서 "대서양 동맹은 운명 공동체" 확약 나토 결집


이 같은 나토의 전향적인 태도에 화답하듯, 지난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무대에 선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과 유럽의 안보는 분리될 수 없는 운명 공동체"라고 선언하며 동맹의 결속을 공식화했다.
그는 "미국인의 집은 서반구에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언제나 유럽의 자식(child of Europe)일 것"이라며 미국의 뿌리가 유럽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루비오 장관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유럽의 운명은 우리 자신의 운명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툭히 중국과 같은 경쟁국들이 희토류와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상황을 지적하며, "지정학적 직무유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서방 국가들이 함께 기술 표준화와 공급망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의 대서양 동맹의 불분리성과 그린란드 전략화를 둘러싼 유럽 내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며, 앞서 지난 1월에 형성된 나토와의 실질적 합의를 바탕으로 미국이 북극권 안보를 동맹국과 함께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정치적 확약'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그린란드 툴레(Thule) 기지는 적의 미사일을 정점 고도에서 포착·요격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이자, 나토 전체를 보호하는 '공동의 우산'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미국 외교협회(CFR)의 세바스찬 펠레티어 수석연구원은 "그린란드의 안보는 덴마크나 나토 체제보다 미군의 실질적인 주둔과 감시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고 분석했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안드레이 보그단 연구위원 역시 "나토 내부는 이미 미군의 '골든 돔' 프로젝트가 서방 전체의 이익이라는 실용적 동의에 도달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주권 침해'로 간주하던 유럽 내 기류가 러시아의 북극 군사화 이후 급변하고 있다"며, "현재 나토 내부는 덴마크의 부족한 방어력을 미군의 '골든 돔' 프로젝트로 메우는 것이 서방 전체에 이익이라는 실용적 동의에 도달한 상태"라고 보그단 연구위원은 풀이했다.
한편 미국이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또 다른 핵심 동력은 '공급망 안보(Supply Chain Security)'에 있다는 논란과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그린란드는 21세기 첨단 산업과 국방 기술의 필수 요소인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수뇌부는 "그린란드는 매매 대상이 아니며, 무력 위협은 나토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겉으로는 '건설적 대화'를 표방했으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주권 수호와 안보 실리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그린란드 주민의 6~17%만이 (미국의 영향권) 편입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현지 원주민인 이누이트 사회의 반응은 실용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덴마크 정부가 인구 억제를 명분으로 자행한 그린란드 현지 원주민 이누이트를 상대로한 비인도적 처사에 대한 역사적 배신감도 깊다. 현지인들은 덴마크의 명분론보다 미국의 '북극 프레임워크'가 가져올 5G 인프라 확충과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자립 기회를 냉철하게 저울질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미국 외교협회(CFR) 등 전문가들은 "그린란드 안보는 이미 80년 넘게 미군의 주둔과 감시에 의존해 왔다"며 실용적 수용론을 제기한다. 실제로 1941년 방어 협정 이후 미군이 실질적으로 중·러의 진출을 막아왔기에, 나토 수뇌부도 미국의 독점적 통제권 수용을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은 한반도 지정학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미국의 북극 강화 전략은 동맹 자산의 우선순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어 우리 군 당국의 정밀한 안보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결국 그린란드는 이제 나토의 외곽 지대를 넘어 미국의 실질적인 안보권역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이곳이 서방 방위의 '황금 열쇠'가 될지, 아니면 강대국 각축이 뒤섞인 국제 갈등의 화약고가 될지는 향후 트럼프 정부의 '북극 프레임워크' 작동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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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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