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최고세율 7% 넘으면 강남 다주택자 더 못버텨”

이정훈 기자 2026. 2. 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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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단지 시뮬레이션 분석
전국 아파트 年상승률 4.4% 전제
3주택자 총 보유세 2억1430만원
세금부담, 집값 상승 이익 넘어서
현 세율로는 주택매물 유도 못해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현재 5%인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이 9% 이상으로 올라야 강남 초고가 다주택자의 ‘버티기’ 전략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을 유지하면 손해가 될 것”이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거듭 시사해왔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현직 세무사들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 고가 다주택 보유자는 종부세율이 9% 이상으로 올라야 보유 비용이 집값 기대 상승 비용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 보유세율이 9%가 되면 집을 당장 파는 것이 이익이라는 의미다. 이는 최근 20년간 전국 아파트 연평균 상승률인 4.4%를 전제로 한 가격이다. 올해 아파트 공시가는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추정치를 활용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추정 공시가격이 34억 6750만 원인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를 포함해 서울에 3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올해 추정 종부세는 6417만 원이고 재산세를 포함한 총보유세는 8596만 원이다. 시가 50억 원을 기준으로 연 4.4% 상승을 가정하면 연간 평가이익은 약 2억 2000만 원으로 현행 보유세 부담은 상승 이익의 39% 수준에 그친다.

세율을 단계적으로 높여 비교하면 격차는 빠르게 줄어든다. 현재 해당 과세 구간에 적용되는 세율 3%를 기준으로 종부세율을 5%로 인상할 경우 총보유세는 약 1억 2874만 원으로 상승 이익 대비 59% 수준까지 높아진다. 7%로 올리면 총보유세는 약 1억 7152만 원으로 상승 이익의 78%에 근접한다. 9%까지 인상하면 총보유세는 약 2억 1430만 원으로 상승 이익의 97% 수준에 달해 사실상 손익 균형권에 진입한다. 현행 최고세율 5%와 비교하면 4%포인트 이상 인상해야 상승 이익과 보유세 부담이 맞먹는 구조로 바뀐다는 의미다.

반대로 현행 세율 체계에서 총보유세가 연간 상승 이익과 같아지려면 집값 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세제 구조에서는 해당 지역 매물 출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른 단지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올해 연간 상승 이익 추정치는 1억 8040만 원이고 3주택 기준 종부세는 약 5482만 원으로 예상된다. 재산세를 포함한 총보유세는 약 7486만 원으로 상승 이익 대비 41% 수준에 그친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31평형) 역시 연간 상승 이익 추정치 1억 9360만 원에 비해 총보유세는 약 7518만 원으로 39% 수준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앞에 아파트 매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이 시뮬레이션은 양도소득세 부담 등 거래세는 뺀 결과다. 이 때문에 양도세까지 감안해 판단하면 종부세율이 7%만 돼도 체감 압박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번 분석은 공정시장가액비율 60%, 1주택 기본공제 12억 원, 다주택 9억 원을 적용해 산출했으며 1주택자 장기보유공제는 반영했고 연령 공제는 제외했다. 보유세 부담이 전년도의 150%를 넘지 못하는 세 부담 상한은 폐지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금 흐름이 좋은 고소득 직장인이나 전문직은 버틸 수 있겠지만 은퇴 생활자 등은 매물을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세 저항과 시장 충격을 감안하면 종부세율을 9% 수준까지 인상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종부세 최고세율은 2021~2022년 문재인 정부 당시 6%까지 인상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5%로 조정된 후 유지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최고세율을 6%까지 인상하고 세 부담 상한을 강화했지만 조세 저항과 위헌 논란이 이어졌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세율을 5%로 낮추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며 부담을 완화했다.

일각에서는 공급 대책 없이 세율 인상만으로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 전문위원은 “보유세 인상을 매물 압박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다 더 비싼 주택을 더 많이 보유한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담하는 공평 과세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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