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절연 거부’ 장동혁, 서울역을 잃다 [웁스구라]

윤운식 기자 2026. 2. 20. 15: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명절이면 흔히 벌어지는 풍경.

계엄 사태가 있기 전인 지난 2024년 추석엔 한동훈 당시 대표 등 지도부가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한 바 있다.

2025년 8월 26일 윤석열 탄핵에 반대한 반탄파와 극우세력의 지지에 힘입은 장동혁 대표가 당선되고 난 뒤 국민의힘은 추석에도 설날에도 전통적으로 서울역에서 하던 명절 귀향인사를 하지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용산역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고향을 찾아 떠나는 귀성객과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우리나라에서 명절이면 흔히 벌어지는 풍경. 일가친척들이 모여 차례 지내고 밥상 물리고 술상 들어오고, 뭐 이러다 정치 얘기 나오면 어른 순서대로 화두를 던진다.(이상하게 연장자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더라는) 대통령부터 여당, 야당이 안줏거리로 잘근잘근 씹히면서 목소리가 커지다가 간혹 서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얼굴 붉힐 만큼까지 진행되지 않고 대충 마무리되면서 자리가 자연스럽게 파한다. 이른바 ‘명절민심’이라는 것인데 추석·설날을 앞두면 각 당은 밥상머리에서 돌아가는 민심의 향배를 위해 꽤 신경을 쓴다. 그래서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각 당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의 일정은 귀성객들에게 명절인사를 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총출동하는 것으로 짜여진다. 대체로 보수정당은 서울역, 더불어민주당은 용산역을 찾는데 영남권과 호남권을 정치적 텃밭으로 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시간, 복잡한 역사에 양당이 한꺼번에 출동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쪽방촌을 찾아 주민에게 설맞이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런데 올해 설 연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는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3일 각각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신 장 대표는 서울 중구 중림동 쪽방촌을 찾아 주민들에게 즉석밥과 떡국떡, 곰탕, 김치, 과일 등이 든 선물 상자를 전달하고 세배했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현장을 다녀보니, 시계는 계속 명절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정말 명절을 비껴가고 싶은 분들이 많이 있다”며 “오히려 명절이 1년 중에서 가장 힘든 날이 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6월 대통령 선거 뒤인 지난 추석에도 서울역을 찾지 않고 서울 동대문구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송편빚기 봉사활동을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려운 분들을 찾아 민생현장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뒤인 지난해 설에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서울역에서 명절 인사에 나섰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기자들 사이에 도는 ‘정설’이다. 계엄 사태가 있기 전인 지난 2024년 추석엔 한동훈 당시 대표 등 지도부가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에 오르는 시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한 바 있다. 2025년 8월 26일 윤석열 탄핵에 반대한 반탄파와 극우세력의 지지에 힘입은 장동혁 대표가 당선되고 난 뒤 국민의힘은 추석에도 설날에도 전통적으로 서울역에서 하던 명절 귀향인사를 하지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됐다.

지난 2024년 9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은 내란의 우두머리라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이 나온 다음 날인 20일, 장동혁 대표는 “무죄추정 원칙에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절윤세력이 오히려 절연 대상’이라고 하면서 ‘윤어게인’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폈다. 명절 전이면 항상 서 있어야 할 서울역을 잃어버린 보수당의 대표, 정말로 명절을 비껴간 사람은 정작 누구인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운식 선임기자yws@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