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 시작…김정은 “국가지위 불가역적” 경제·군사성과 자신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6. 2. 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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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5년 만의 北 9차당대회 개막
金 “낙관과 자신감” 언급 치적 부각
정세급변 속 ‘핵보유국’ 위상 강조해
당규약에 ‘적대적 두국가’ 명시 주목
북한은 지난 19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제9차 대회를 개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개막한 북한노동당 제9차대회 개회사를 통해 지난 5년간 달성한 경제·대외관계 성과를 과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한은 이번 제9차 당대회 집행부를 대거 물갈이해 세대교체를 이루고 남북관계보다 대외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평양에서 시작된 제9차 당대회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지난 5년과 같이 간고하고 힘겨운 환경을 극복하며 커다란 성과를 이룩한 때는 일찍이 없었다”며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개회사에서 “앞날에 대한 낙관과 자신심(자신감)에 충만되어 제9차대회에 임하고 있으며, 이는 실로 커다란 변화이고 발전이며 현 단계에서의 자부할만한 성과”라고도 했다. 이는 5년 전 제8차 당대회에서 “내세웠던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면서 경제 부진을 질타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변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제8차 당대회 당시를 떠올리며 “대외적으로 보아도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짐으로써 세계정치구도와 우리 국가에 미치는 영향관계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핵무력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이 ‘불가역적 핵보유국’ 위상을 확보했음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국내외 정세환경에 대해서는 “우리의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나가는데 유리한 조건과 환경도 마련됐다”며 평가했다. 이는 대(對) 러시아 무기지원과 대규모 파병을 통해 북·러 동맹을 복원하고 중국 전승절 다자 정상외교로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며 대외적으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한 점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개회사에 담기지 않았던 대남·대미 관계 구상은 당중앙위원회 사업 총화(평가·결산) 이후 공개될 전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제9차 대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평양에서 성대히 개막됐다고 2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당대회 집행부가 대표증을 들어올리며 회의 안건에 대해 찬성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김 위원장이 제8차 당대회 이후 5년의 성과를 이어받아 낙관과과 자신감을 피력했다”면서 “제9차 당대회는 핵무력 완성과 북중러 연대 등에 따라 훨씬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당대회는 5년마다 열리는 북한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로 대내외 정책방향을 논의·결정하는 최대 정치 행사다.

북한은 제9차 당대회 안건으로 △당중앙위 사업 총화 △당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을 제시했다. 북측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기존의 경제·민생 개선 등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화하고 핵무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당 규약을 개정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못박을지도 주목된다.

이번 제9차 당대회 집행부는 5년 전과 같은 39명으로 꾸려졌는데, 약 60%인 23명이 대거 교체돼 향후 북한 권력구도에 상당한 변화도 예상된다.

‘외교통’ 최선희 중용…‘대남통’ 김영철 빠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제9차 대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평양에서 성대히 개막됐다고 2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집행부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경제사령탑인 박태성 내각총리, 한국의 국회의장 격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등이 포함됐다. 대외정책을 주도하는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당 국제부장도 집행부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대변인’ 역할을 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도 제8차 당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주석단에 자리했다.

반면 ‘대남통(通)’으로 분류되는 김영철 당 10국(옛 통일전선부) 고문과 리선권 당 10국장은 집행부에서 제외됐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같은 인선 결과를 “남북관계는 당분간 북한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주석단에서) 대남 인사가 빠져 있다고 보이는데, 특별히 평가하지 않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제9차 당대회에 참가한 각급 대표자들은 5년 전과 마찬가지로 5000명 규모였다. 대표자 인적구성에서는 군인대표가 474명(9.48%)로 제8차 당대회 당시의 408명(8.16%)보다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안정식 동국대 대우교수는 “군부가 러시아 파병과 지방발전정책 등 핵심 사업에서 큰 역할을 해 위상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면서 “김 위원장으로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군에 대한 신뢰를 갖고, 군을 더욱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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