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수처 윤석열 체포, 경호처장 승낙 필요없어”

정대연 기자 2026. 2. 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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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2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문을 보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로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라 그 책임자의 승낙이 있어야 압수 또는 수색을 할 수 있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9조1항1호에 따라 주둔지 부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공수처는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 및 수색영장에 근거해 책임자의 승낙 없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 침입했고, 불법적으로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했으므로, 이러한 영장 집행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체포영장 등의 집행에는 형사소송법 110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책임자의 승낙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체포영장 등의 집행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수색의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책임자의 승낙이 없이는 수색할 수 없지만,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의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110조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110조가 적용돼 책임자인 대통령 경호처장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체포영장 등 집행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110조2항에 따라 해당 장소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는데, “2024년 12월14일에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되고 탄핵심판이 청구돼 대통령으로서의 권한행사가 정지된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법원이 발부한 수색영장에 기재된 수색 장소인 대통령 관저(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128-24)가 아닌 관저구역 1정문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726-80 일대’에서 수색영장 집행을 시작해 위법하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색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관저 외곽 1정문 지역 등을 지날 수밖에 없고, 영장집행 담당공무원 등이 그곳에서부터 수색장소까지 이동하였던 것 이외에 수색장소에 기재되지 아니한 곳에서 수색 행위를 했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며 “영장집행 담당 공무원 등이 수색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726-80 등의 지역을 통과한 행위는 수색영장 집행에 필요한 처분에 해당해 적법하다”고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지난해 1월3일 집행을 시도했으나 경호처의 저지로 성공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서부지법에서 재차 영장을 발부받아 같은 달 15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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