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사 순직 사건 책임자 '견책·징계없음'…노조 "기만적 의결"(종합)

오영재 기자 2026. 2. 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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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교장 견책·교감 징계없음 의결
전교조 "사실상 책임 축소, 신뢰 흔들어"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지난해 5월2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고 현승준 교사 분향소에 추모 쪽지가 붙여져 있다. 2025.05.27.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5월2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고 현승준 교사 사망 사건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교권 보호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27. oyj4343@newsis.com

제주 故현승준 교사 순직 사건의 책임자들인 학교장과 교감이 견책과 징계없음 처분을 받은 데 대해 노조가 기만적 징계의결이라며 학교법인을 규탄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故현승준 선생님 사건에 대한 학교법인의 기만적 징계 의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제주도교육청 진상조사 보고서는 관리자들의 관리 책임을 인정하고 학교법인에 경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 경징계 요구조차 사회적으로는 책임의 무게에 비해 가볍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학교법인은 교장에게 '견책'을, 교감에게는 '징계 없음'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도교육청이 제시한 최소한의 책임 기준보다도 더 낮은 수준의 판단이 내려졌다"며 "사회적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했던 조치에서 다시 한 번 후퇴한 이번 결정은 사실상 책임을 축소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위기 상황에서 관리자가 방패가 되어주지 못했고, 사후에도 책임이 분명히 따르지 않는다면 어느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겠나"며 "민원대응시스템은 문서로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다. 구성원이 보호받고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작동하는 신뢰의 체계다. 이번 결정은 그 신뢰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죽음은 있었지만 그 누구도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사의 생명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말하기 어렵다. 책임이 분명하지 않은 조직에서 신뢰는 자라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징계 의결을 재심의 ▲관리 책임에 상응하는 조치 ▲허위 경위서 기재 유가족 공식 사과 ▲실질적 회복 대책 마련 ▲제주도교육청 권고 이행 여부 점검 ▲제도적 보완책 마련 ▲교사 교육활동 보호 및 민원대응체계 전면 재점검 등을 요구했다.

최근 제주시 A중학교 학교법인은 교장 B씨와 교감 C씨에 대해 각각 견책과 징계 없음을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진상조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학교 관리자이자 민원 대응 책임자인 B씨와 C씨가 현 교사의 민원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에 대해 감봉 내지 견책 수준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학교 측에 관련 징계요청서를 보냈다.

진상조사를 이끌었던 제주도교육청 감사관실은 "B씨가 민원인 통화 내용을 고인(현 교사)에게 알리지 않고 민원 해결에 대한 일정 및 대책에 대해 공유하지 않았다"며 "학교장(B씨)이 끝까지 책임지고 민원을 처리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학교 민원대응팀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7월 C씨가 작성한 허위 경위서에 대해서도 "실제 통화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허위 기재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해당 경위서는 국회 국정감사에도 제출됐다.

C씨는 지난해 5월19일 현 교사가 병가를 쓰고 싶다고 학교 측에 요청하자 이를 인지한 직후 현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민원을 먼저 해결하고 (병가를) 쓰라'는 식으로 병가 사용을 제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교사는 사흘 뒤인 5월22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지난해 7월 이 사건 경위서에 '현 교사가 민원을 해결하고 병가를 쓰겠다고 해 허락함'이라고 마치 자발적인 것처럼 꾸며 작성했다.

경찰은 현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은 학생 측 가족 D씨에 대해 협박 등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였으나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D씨는 지난 5월 현 교사에게 수 십여통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민원인 D씨에 대해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로 판단하고 특별교육 8시간을 의결했다.

현 교사는 지난해 5월22일 0시40분께 재직하던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는 그가 작성한 유서도 있었다. 유서에는 'D씨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힘들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oyj434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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