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탓하겠어요”…류승완, ‘장항준과 흥행전’ 패배에도 웃었다 [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6. 2. 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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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잖아요. (흥행이) 잘 되든 잘 안 되든 누굴 탓하겠어요. 다 관객의 마음인 걸. 그래도 이번 설 연휴가 행복했던 건 극장이 오랜만에 북적였다는 거예요. 물론 다 제 영화를 보러 오신 건 아니죠.(웃음) 그 자체로 정말 좋았어요."

동시기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에 흥행 면에서는 밀렸지만, 그는 신났다고 했다.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시더라.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렇게 시대 감수성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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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DNA 발견 박정민, 단단한 신세경, 품위 있는 조인성”
류승완 감독. 사진 I NEW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잖아요. (흥행이) 잘 되든 잘 안 되든 누굴 탓하겠어요. 다 관객의 마음인 걸. 그래도 이번 설 연휴가 행복했던 건 극장이 오랜만에 북적였다는 거예요. 물론 다 제 영화를 보러 오신 건 아니죠.(웃음) 그 자체로 정말 좋았어요.”

동시기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에 흥행 면에서는 밀렸지만, 그는 신났다고 했다. 인신매매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일부 관객이 불편함을 드러낸 반응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날선 비판에는 “덕분에 컸다”고 담대하게 말했다. 신작 ‘휴민트’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류승완 감독, 역시 ‘베테랑’ 답다.

20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휴 내내 무대 인사를 돌며 관객들과 함께했다. 영화를 막 보고 나온 분들의 순수한 반응을 온몸으로 느낀,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휴민트’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인물들이 엇갈리며 충돌하는 액션 첩보 드라마다. HUMINT(기술이나 장비가 아닌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는 활동)라는 제목처럼, 화려한 장비전 대신 인물의 선택과 감정에 방점을 찍는다. 조인성과 박정민의 밀도 높은 액션, 박정민과 신세경의 절제된 멜로가 결을 이룬다.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걸 해보고 싶었어요. 빠르게 밀어붙이는 작업 대신 속도를 줄여 관계에 집중했고, 중반 이후 다시 속도를 올리는… 같은 듯 다른 리듬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죠.”

사진 I NEW
그는 선입견을 깨는 캐스팅을 택했다. “조인성의 멜로는 모두가 예상하잖아요.”라며 웃은 그는, “조인성이 작품의 뿌리라면 박정민은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존재였다. 그의 멜로에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신세경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좋고 준비성이 남다르다. 카메라 밖에선 단단하고 씩씩했고, 촬영 할 땐 정확하게 계산하고 연기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민감한 소재를 향한 일부 비판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시더라.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렇게 시대 감수성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흥행 상황은 녹록지 않다. 손익분기점 400만을 목표로 하는 ‘휴민트’는 경쟁작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에 밀려 현재 2위를 기록 중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이미 손익분기점(250만)을 넘고 450만 고지를 향해 질주 중이지만, ‘휴민트’는 약 130만 대 관객 수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그는 담담했다.

“(관객 혹평, 흥행 부진 등에 대한) 오기나 서운함은 없어요. 관객의 마음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니즈, 플랫폼 등 워낙 다양해졌고 그만큼 예측불가하니까요.”

류승완 감독. 사진 I NEW
매번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쏠리는 관심, 높은 기대치, 갈리는 호불호 등에 대해서도 겸손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제 능력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비판 덕분이죠. 어떤 챔피언도 맞지 않고 단단해지진 않잖아요. 맷집을 키워야 성장할 수 있잖아요. 오히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해요. 비난과 비판을 구분할 줄은 아니까.”

그는 영화계의 침체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조인성과 자주 이야기해요. 우리가 잘 놀던 놀이터를 후배들에게 어떻게 물려줄 수 있을지. 매번 답을 찾진 못해요. 결국 결론은 하나예요. ‘우리나 잘하자.’(웃음)”

류승완 감독은 연출부로 충무로에 입문한 뒤 380만원으로 만든 단편 ‘패싸움’으로 주목받았다. 이를 확장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이름을 알렸고, ‘피도 눈물도 없이’, ‘주먹이 운다’, ‘짝패’ 등을 통해 한국형 액션의 결을 다져왔다. 이후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으로 상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했고, ‘군함도’의 논란을 거쳐 ‘모가디슈’, ‘밀수’, ‘베테랑2’로 다시 흥행 저력을 증명하며 한국 상업영화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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