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필수 옛말’ 日, 신용카드 결제 비중 36% 돌파… 현금 첫 추월

유진우 기자 2026. 2. 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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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지불을 고집하던 일본 소비 문화가 마침내 변곡점을 맞았다.

일본 가계 소비 지출에서 신용카드 사용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현금을 앞질렀다.

현금을 쓸 수 없는 온라인 공간에서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신용카드 사용 빈도는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신용카드 비중이 현금을 넘어섰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무현금 결제 비중 자체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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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日 가계조사
카드 36.3% 현금 35.3% 역전
인플레 시대 카드 짠테크 확산

현금 지불을 고집하던 일본 소비 문화가 마침내 변곡점을 맞았다. 일본 가계 소비 지출에서 신용카드 사용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현금을 앞질렀다. 오랜 기간 지속된 물가 상승 압박 속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인터넷 쇼핑이 일상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점도 지불 수단 변화를 앞당겼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일본 도쿄의 한 쇼핑가 신용카드 광고판. /연합뉴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무성 가계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가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신용카드로 지불한 비율은 36.3%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반면 현금 지불 비율은 35.3%에 머물렀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20년 통계를 보면 당시 현금 비중은 43.1%에 달했고 카드 비중은 26.7%에 그치며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약 6년 만에 두 지불 수단 위치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지불 수단 역전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온라인 쇼핑 확산이다. 일본 가계 인터넷 쇼핑 이용률은 지난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뛰며 지난해 56.9%를 달성했다. 현금을 쓸 수 없는 온라인 공간에서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신용카드 사용 빈도는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 경제 환경 변화도 신용카드 확산에 불을 붙였다. 카드 회사들은 금융 소비자를 더 많이 유치하려고 결제 금액 일부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돌려주는 혜택을 경쟁적으로 확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물가가 꾸준히 오르자 지출 부담을 크게 느낀 일본 소비자들이 이런 ‘짠테크(아끼기+재테크)’ 포인트 혜택에 매력을 느꼈다고 분석했다. 일상적인 지출에서 조금이라도 금전적 이득을 보려는 실용적인 태도가 현금 선호라는 오랜 관습을 이겨냈다는 평가다.

일본 엔화 지폐 도안. /연합뉴스

일본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현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계조사를 품목별로 뜯어보면 소비자들은 카드와 현금을 명확하게 구분해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이나 통신 요금 분야에서는 신용카드로 지불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동네 슈퍼마켓에서 매일 먹을 식료품을 사거나 병원에서 진료비를 낼 때는 여전히 현금을 쓰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다. 이들 분야 현금 지불 비율은 여전히 50%에서 60% 사이를 오르내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의료와 식품 유통 분야 현금 결제 비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전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일 여지가 그만큼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새로운 지불 수단으로 각광받던 다른 전자 결제 방식은 생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QR코드 방식이나 지하철 교통카드를 활용한 전자화폐 결제 비율은 5년 전 5.2%에서 지난해 5.9%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전통적인 방식인 은행 계좌 이체 비율 역시 같은 기간 24.5%에서 22.3%로 줄어들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결국 현금 사용 빈도가 줄어든 빈자리를 신용카드가 대부분 흡수했다는 의미다.

신용카드 비중이 현금을 넘어섰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무현금 결제 비중 자체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본 캐시리스추진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한국 캐시리스 결제 비율은 무려 99.1%에 달한다. 사실상 생활 경제 전반에서 현금이 자취를 감춘 수준이다. 중국 역시 모바일 간편 결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83.3%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캐시리스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39.3%에 그쳤다. 일본 정부가 부랴부랴 2030년까지 캐시리스 결제 비율을 65%로 올리겠다고 했지만, 이마저 다른 국가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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