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위탁 논산 상수도, 신뢰·수질 다 잡았다

김흥준 기자 2026. 2. 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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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율 56.7%→85% 전국 최고등급 이끈 ‘논산 모델’
AI·스마트 관망관리로 물복지 고도화로 체감도 높여
▲한국수자원공사 논산수도센터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2004년, 전국 최초로 지방상수도 운영을 30년간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위탁했던 논산시의 선택은 22년이 지난 지금, 수치와 체계, 그리고 시민 체감도에서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위탁 초기 논산 상수도의 유수율은 56.7%, 고객만족도는 57.4점에 머물렀다. 누수로 새는 물이 절반에 가까웠고, 수돗물에 대한 시민 신뢰 역시 높지 않았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유수율은 85%로 상승했다. 협약상 목표였던 80%를 2008년에 조기 달성(80.2%)한 뒤 2021년 86.4%까지 끌어올렸고, 최근까지 85%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치 개선을 넘어 '개선 단계'를 지나 '유지·고도화 단계'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고객만족도 역시 88.5점까지 상승하며 질적 변화가 뒤따랐다. 이러한 성과는 2025년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논산 지방상수도가 전국 최고등급을 획득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

◆설비 교체에서 '예방·관리' 중심으로

22년간 약 240㎞에 이르는 노후관 교체와 블록시스템 정비는 논산 상수도의 체질을 바꾼 핵심 사업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단순한 설비 투자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스마트 관망관리(SWM) 인프라를 구축해 수질연속자동측정장치, 스마트미터링, 자동드레인, 재염소 투입설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일일 야간최소유량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누수 의심 구간을 선별하고, 기존 소블록을 37개 소소블록으로 세분화해 탐사 효율을 높였다.

그 결과 사고 위치를 신속히 특정하고, 민원 발생 이전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선제 대응 체계'가 자리 잡았다. 과거가 '사후 복구'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사전 예방' 중심으로 운영 패러다임이 전환된 셈이다.

◆시민 신뢰 관리, '불안 예방'으로 진화

수질 민원이 감소한 이후 논산 상수도 운영의 초점은 '문제 대응'이 아닌 '불안 예방'으로 이동했다.

2025년에는 전체 5만2476가구의 10%에 해당하는 5,273건의 수돗물 안심확인제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정수장부터 배수지, 관망, 수도꼭지까지 급수 전 과정을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막연한 불안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또한 공공기관 최초로 민원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서비스 유형별 만족도를 측정하는 모델을 도입했다. 데이터 기반 대응은 고객 눈높이에 맞춘 정밀 서비스로 이어졌고, 고객만족도 88.51점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대응과 미래 수요 준비

기후변화는 상수도 운영의 새로운 변수다. 논산시는 대청댐 수계를 통해 용수를 공급받는 구조인 만큼, 가뭄과 녹조,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필수다.

2024년 여름 기록적 집중호우로 일부 관로가 파손됐지만, 비상연계공급과 급수구역 조정으로 단수를 최소화했다. 현재는 배수지 증설 등 중장기 공급 안정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올해 착공 예정인 국방국가산업단지와 2027년 개최 예정인 논산 세계 딸기 산업 엑스포에 대비한 용수 수요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산업·행사 수요까지 고려한 선제적 물관리 전략이 가동 중이다.

◆ '논산 모델'의 전국적 의미

논산 사례는 단순한 위탁 성공을 넘어 지방 물관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4년 논산 위탁 이후 22개 지자체가 K-water에 지방상수도 운영을 맡겼고, 80곳이 넘는 지자체가 환경부 주관 노후 상수관망 정비·운영관리사업을 위탁하고 있다.

지자체 단독으로는 부담이 컸던 대규모 재원 조달과 전문 기술 적용을 공기업의 공신력과 전문성으로 풀어낸 점이 '논산 모델'의 강점으로 꼽힌다. 점진적 보수 대신 단기 집중 개선을 통해 유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전략이 대표적이다.

◆AI 시대, 상수도 혁신의 다음 단계

논산 상수도는 이제 AI 기반 과학적 물관리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광역·지방 상수도 간 AI 지능형 영상 안전관리 시스템을 연계해 가압장과 배수지의 화재·누수 위험을 감시하는 지능형 CCTV 체계도 구축했다.

22년 전 '전국 최초 위탁'이라는 도전은 이제 '지방상수도 혁신 선도'라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유수율 56.7%에서 85%로, 민원 대응에서 불안 예방으로, 설비 확충에서 데이터 기반 관리로.

논산 상수도의 변화는 숫자를 넘어, 시민이 체감하는 물 복지의 진화과정으로 읽힌다.

최수진 한국수자원공사 논산수도센터장은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하고 과학적인 물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물 관리는 한국수자원공사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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