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으니까 잘 알 거 아니냐면서…" 회식 장소 찾기도 일입니다

권영은 2026. 2. 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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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사십 년 기간으로 단순 계산을 해 봤다. 열여덟 살에 입사했다고 했으니 정확한 근속 연수는 사십이 년이지만, 스무 살부터 술을 마셨다는 계산 아래 이천 번이 넘었다." 충분히 일했고, 충분히 술을 마신 마루오카.

직장 생활의 잔잔한 희로애락을 그린 단편소설 '술집에 이천 번이나 가고 난 뒤에' 줄거리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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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무라 기쿠코 '거짓말 컨시어지'
편집자주
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그 기분 좋은 성공을 나누려 씁니다. '생각을 여는 글귀'에서는 문학 기자의 마음을 울린 글귀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거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과 일하면 의사소통을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설마 젊다는 이유로 잘하지도 못하는 장소 찾기 일이 주어지는 함정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입사 2년 차 가도야마의 하소연입니다. 정년퇴직을 앞둔 같은 부서 상사 마루오카가 "이왕이면 팀에서 가장 젊은" 그를 지목해 송별회 장소 예약 임무를 맡긴 겁니다. "아무 데나 다 좋아"라면서도 여간 까다롭지 않은 마루오카. 두 번이나 퇴짜를 놓았고요. 가도야마는 맛집 정보에 빠삭하다는 옆 팀 선배 요코이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감옥이 콘셉트인 가게, 가다랑어짚불구이를 미니어처 배에 담아 주는 가게, 포켓몬 카페까지. 하루에 한 곳씩, 후보지를 내미는 요코이. 역시 만만치 않죠.

그러던 와중, 요코이는 마루오카가 평생 몇 번이나 술집에 갔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사십 년 기간으로 단순 계산을 해 봤다. 열여덟 살에 입사했다고 했으니 정확한 근속 연수는 사십이 년이지만, 스무 살부터 술을 마셨다는 계산 아래 이천 번이 넘었다." 충분히 일했고, 충분히 술을 마신 마루오카. 어쩌면 마루오카는 송별회를 하고 싶지 않은 걸지도요. 요코이는 마루오카의 마지막 부탁을 무사히 완수했을까요.

거짓말 컨시어지·쓰무라 기쿠코 지음·이정민 옮김·리드비 발행·288쪽·1만7,500원

직장 생활의 잔잔한 희로애락을 그린 단편소설 '술집에 이천 번이나 가고 난 뒤에' 줄거리인데요. 쓰무라 기쿠고(48)의 소설집 '거짓말 컨시어지'에 수록된 11편 중 하나입니다. 아쿠타카와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다자이 오사무상 등을 수상한 작가가 실제 회사 생활 경험을 살려 쓴 '직장 소설'이 엮였습니다. 고된 하루의 끝자락에서, 이 책을 조용히 펼쳐 보셔도 좋겠습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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