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의 귀환·청춘의 도전…상반기 연극 '별들의 향연'

허세민 2026. 2. 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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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스타 배우들이 올 상반기 연극 무대에 총출동한다.

무대가 고향인 원로 배우부터 연극에 첫 도전장을 내미는 젊은 배우까지 잇따라 합류하며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25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영화, 드라마 등에서 활약해온 스타 배우들이 올 상반기 주요 연극 무대를 채운다.

이서진과 고아성, 심은경은 데뷔한 지 20년이 훌쩍 넘는 배우들이지만 연극 무대에선 신인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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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넘어 무대 오른 스타…일시적 '티켓 파워'는 과제
'최고령 현역 배우' 신구부터
'연극 신인' 고아성·심은경까지
영화·드라마 침체에 진출 늘어
"스타 캐스팅, 가격 인상 부추겨
연극계 살리는 근본 처방 아냐"
올 상반기 개막하는 ‘바냐삼촌’에 소냐와 바냐 역으로 출연하는 고아성(왼쪽부터)과 이서진, ‘반야아재’에서 소냐 역을 맡은 심은경. 한경DB

신구, 박근형, 고아성, 심은경, 이서진, 조성하….

이름만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스타 배우들이 올 상반기 연극 무대에 총출동한다. 무대가 고향인 원로 배우부터 연극에 첫 도전장을 내미는 젊은 배우까지 잇따라 합류하며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다만 스타 캐스팅이 특정 작품의 흥행을 넘어 연극계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고향 무대로 돌아온 원로 배우

25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영화, 드라마 등에서 활약해온 스타 배우들이 올 상반기 주요 연극 무대를 채운다.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 신구(90)가 선택한 작품은 장진 연출의 신작 ‘불란서 금고: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3월 7일~5월 31일)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 등을 연출한 장 감독은 지난해 신구가 출연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감명 깊게 본 뒤 그를 위한 작품을 구상했다. 극의 배경은 어느 은행 지하. 금고를 털기 위해 모인 생면부지의 다섯 인물이 벌이는 소동극을 장진 특유의 감각적인 블랙코미디로 풀었다. 신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전설의 금고털이 기술자 ‘맹인’ 역으로 변신해 압도적인 연기 내공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신구와 호흡을 맞춘 박근형(86)은 다음 달 1일까지 ‘더 드레서’로 관객을 만난다. 2차 세계대전 중인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공연을 준비하는 노배우 ‘선생님’과 그를 돌보는 의상 담당자 ‘노먼’의 이야기를 다룬다. 박근형은 점점 쇠약해지는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오르는 ‘선생님’ 역을 맡았다. 후배 정동환(77)과 더블 캐스팅이다. 노먼 역은 송승환(69), 오만석(51)이 번갈아 연기한다.

김영옥(88), 김용림(86), 손숙(85) 등 관록의 여성 배우들도 한 자리에 섰다. 다음 달 22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노인의 꿈’에서다. 세 배우는 자신의 영정 사진을 직접 그리기 위해 미술학원을 찾은 할머니 ‘춘애’로 녹아들었다. 원로 배우들은 “‘마지막 작품’이라는 마음으로 붙들고 있다(김영옥)”, “살아 있으니까 평생 해왔던 연극을 계속한다(신구)”는 등 저마다의 이유로 연극 무대를 지키고 있다.

 ◇ “작품 경쟁력이 연극의 살 길”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무대로 옮긴 두 작품, LG아트센터의 ‘바냐 삼촌’(5월 7~31일)과 국립극단의 ‘반야 아재’(5월 22~31일)에선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삶의 허무와 위로를 담은 이 작품의 주요 캐릭터는 ‘바냐’와 그의 조카 ‘소냐’다. ‘바냐 삼촌’에선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이, ‘반야 아재’에선 조성하와 심은경이 ‘바냐’와 ‘소냐’ 역으로 각각 캐스팅됐다. 이서진과 고아성, 심은경은 데뷔한 지 20년이 훌쩍 넘는 배우들이지만 연극 무대에선 신인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스타의 무대 진출은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이후 황정민(맥베스), 조승우(햄릿), 전도연(벚꽃동산), 이영애(헤다 가블러) 등 톱배우를 간판으로 내세운 연극은 연이은 흥행을 기록했다. 공연 제작사는 강력한 티켓 파워를 지닌 스타를 찾고, 배우는 침체 국면의 영화와 드라마 대신 무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타 캐스팅이 일시적 흥행을 거둘 순 있어도 연극계를 살리는 근본 처방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남지수 연극 평론가는 “스타 캐스팅은 티켓 가격 인상을 부추겨 연극의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배우와 함께 장기적인 레퍼토리를 구축해 작품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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