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판결, 언론 평가는… '내란 인정' 공감, 양형 사유엔 '갸웃'

강아영 기자 2026. 2. 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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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비교적 고령? 전두환 1심 사형때와 같은 나이"
국힘-尹 절연 요구도… 조선은 "與 헌법 훼손도 끝내야"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가운데 주요 언론사들은 이날 1면 및 사설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 자체를 헌정사적으로 중대한 의미로 평가했다. 다만 판결의 법리적 완성도와 향후 과제에 대해선 언론사별로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20일자 9개 종합일간지 1면 모음.

기자협회보가 선고 당일 저녁 7개 방송사 보도와 20일 9개 일간지 기사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언론사는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 핵심”이라는 재판부의 논리를 공통으로 강조하며 내란 인정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세계일보는 “이로써 대통령도 법 위에 존재하지 않고 대통령의 권력 남용은 반드시 단죄된다는 엄연한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이 땅에 법치와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모든 권력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SBS도 전날 ‘8뉴스’ 클로징을 통해 “명분은 자유를 말했지만 수단은 폭동이었다”며 “오늘 재판부는 이를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한 내란이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아직 남은 건 당사자가 그 책임을 온전히 인정하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중앙일보 역시 “재판부가 일반적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조목조목 언급한 사회적 피해는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다시 한 번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은 1년3개월 만에 나온 법원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는 헌정 질서가 훼손되지 않도록 미래를 고민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尹과 절연해야"… 일부는 민주당 겨냥하기도

이날 언론사들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명확히 절연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張 대표, 지금이라도 ‘尹 어게인’과 절연 분명히 밝히라>는 제목의 별도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 이후 1년 2개월이 넘도록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겠다고 분명히 선언한 적이 없다”며 “다시는 이런 과오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윤 전 대통령은 물론 그를 추종하는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겠다고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 장 대표가 6월 선거를 앞두고 아무리 변화와 쇄신을 주장해 봐야 그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도 별도 사설을 통해 “선고 직후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의원 24명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촉구했지만 장 대표는 움직임이 없다”며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말한 적 없는 장 대표는 무기징역 선고에조차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윤 어게인’과 결별할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고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우습게 본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일부 언론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덕분으로 정권을 잡게 된 민주당은 헌정 질서 회복을 국정 1순위로 내세웠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사법부를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내란재판부법을 만들고, 이제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 법 왜곡죄까지 추진하고 있다. 헌법을 지킨다면서 헌법을 훼손하는 이런 모순적인 행태도 이제 끝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도 “민주당은 곧바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 선고로 국민 법 감정을 무시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며 “정치권을 포함해 누구나 재판부의 양형에 이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 역시 전날 ‘뉴스9’ 앵커칼럼을 통해 “아직 계엄의 강을 건너지 못하는 세력이 있다. 한쪽에서는 이른바 사법개혁이란 미명 아래 삼권분립을 위협한다”며 여야를 동시 비판했다.

"재판부, 내란행위 축소 의도 느껴져"… 양형 사유 놓고도 고개 갸웃

일부 언론은 재판부 판결의 법리적 완성도와 양형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은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이 ‘비상계엄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 행사’, 즉 국회에 군을 투입한 행위만 문제 삼아 내란죄를 인정했다. 또 윤석열이 장기 집권을 목적으로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공소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며 “윤석열이 국회의 기능을 상당 기간 마비시킨 목적이 장기 집권이 아니라면 대체 무슨 이유로 그랬다는 건가. 재판부가 내란 행위를 최대한 축소해주려는 의도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1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뉴시스

경향신문도 “내란사건 1심을 담당한 여러 재판부 판결문을 보면 사안별로 달리 판단한 대목이 적지 않다”며 “지귀연 재판부는 윤석열이 장기독재를 위해 2023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는 공소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반면 이진관 재판부는 12·3 내란을 ‘위로부터의 내란’ ‘친위쿠데타’로 명확히 규정하고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독재정치라는 수렁에서 장시간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내란사건 2심을 담당할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는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통일되고 단호한 판단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 역시 전날 ‘뉴스데스크’에서 “오늘 재판부는 윤석열에 대해 사형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양형 사유를 밝혔다”며 “특히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 윤석열이, 물리력 행사를 자제시켰다는 납득하기 힘든 사유를 들며 윤석열 측의 억지를 받아줬다. 윤석열 피고인이 ‘범죄 전력이 없고, 공직 생활을 오래 했으며, 비교적 고령’이라는 점을 참작한 것도 논란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전두환의 경우 당시 윤 피고인과 같은 나이였고 군에서 오랜 기간 복무했지만 이 같은 사유는 판결문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신문은 계엄의 늪에서 벗어나 이제는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일보는 “우리가 맞닥뜨린 대내외 상황은 엄중하다”며 “항소심부터는 23일부터 가동되는 내란전담재판부에 맡기고 민생과 경제, 안보에 매진해야 한다. 어느 한 정파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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