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넘어 창조적 재생으로…영덕군 100년 지도 다시 그린다
에너지·웰니스관광·수산클러스터로 대전환 시동

2025년 봄, 영덕의 산등성이를 집어삼켰던 붉은 화마(火魔)는 1만6000ha의 울창한 숲과 주민들의 터전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절망의 깊이만큼이나 회복은 불가능해 보였지만, 영덕의 저력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났다.
송이 생산량 14년 연속 전국 1위라는 타이틀을 지켜내며 산업의 회복력을 입증한 영덕군은 이제 2026년을 '미래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3대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정부 수립 이래 최대 규모의 산불 재난을 '대전환의 기회'로 치환하기 위해 영덕 100년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창조적인 정주 모델'로 희망의 돛을 올리다
영덕군이 내건 2026년 최우선 과제는 단순한 원상복구가 아닌 공간의 '재창조'다. 군은 총 874억 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11개 산불 피해 마을을 대상으로 지역 재생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이는 단순히 불에 탄 집을 새로 짓는 차원을 넘어 주거와 산업, 생활환경을 현대적 감각으로 완전히 재편하는 작업이다.
석리·노물리 특별재생 사업과 수암·대곡리의 마을 단위 복구 재생을 통해 농산어촌의 새로운 미래 정주 모델을 구축하고,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을 사후 수습에서 '미래형 공간 창출'로 바꾸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포석이다.

△바람과 햇빛이 연금이 되는 '그린에너지 순환 경제'
영덕군의 재창조를 이끌 첫 번째 프로젝트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산업 구조의 혁신이다.
군은 산불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육·해상 풍력과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되, 외부 자본이 수익을 독점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한다.
대신 주민들이 계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군민 주도형 에너지 순환경제'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바람과 햇빛 연금'이 된다.
나아가 수소·탄소 저감 기술과 분산에너지 체계를 도입하고 영덕기후에너지센터 설립을 통해, 연구와 교육 기능까지 아우르는 고도화된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경유지'에서 '목적지'로, 체류형 웰니스 관광으로의 대전환
관광 분야에서는 '보고 먹는' 단기 방문지에서 '머물고 치유하는'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시도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라는 쾌거를 동력 삼아 해양·산림·농촌 자원을 결합한 영덕만의 웰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영덕웰니스자연치유센터와 블루로드 건강 트레킹 등 기존 인프라에 삼사 공유컨퍼런스센터를 더해 비즈니스와 휴양이 공존하는 마이스(MICE) 산업을 육성한다.
동해선 철도 완전 개통과 KTX 시대 개막으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만큼, 사계절 내내 사람이 모이고 장기 체류하며 소비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 거점'으로 영덕의 브랜드를 격상시킬 방침이다.

△'수산물 클러스터'로 생산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도약
영덕의 근간인 수산업은 가공과 유통 중심의 산업 고도화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13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수산물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1차 산업에 머물던 수산업을 스마트 산업으로 탈바꿈시킨다. AI와 IoT 기술이 접목된 '경북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가 조성되면 가공·물류·연구가 집적된 산업 생태계가 마련된다.
특히 강구항 일대의 어촌신활력 증진사업과 연계해 생산부터 창업, 관광까지 어우러지는 어촌 경제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젊은 인재들이 유입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수산업 대전환을 실현할 계획이다.

△군민의 목소리로 닦는 영덕 100년의 길
이 모든 원대한 청사진을 현실로 바꾸는 동력은 공직 사회의 '파괴적 혁신'에서 나온다.
김광열 군수는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속도감 있는 행정을 실천할 것을 주문하며, 모든 군정의 가치를 '민생 경제 회복'에 맞췄다. 전통시장의 현대적 재건부터 미래 인재 양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촘촘한 복지까지, 행정의 손길은 군민의 가장 가까운 곳을 향하고 있다.
산불이 남긴 상흔은 깊었으나, 영덕은 그 상처를 더 단단한 미래의 기초로 삼았다.
2026년, 영덕군이 써 내려가는 기록은 단순한 행정의 성과를 넘어 위기에 굴하지 않는 공동체의 승전보가 될 것이다. 재난의 현장에서 희망의 이정표로 거듭나고 있는 영덕의 오늘, 이제 전 국민은 '잿더미 위의 기적'이 아닌 '준비된 영덕의 도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