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으려 촛불 훔칠 순 없다’ 무기징역 尹 반박 논리 모두 깨졌다 [세상&]
사형 선고 피했지만 ‘우두머리’ 혐의 인정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 영상]](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ned/20260220102328494wmlp.jpg)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에 나온 사법부의 판단이다.
법정형 중 최고형인 사형은 선고되지 않았지만, 실제 집행되는 형벌 중 가장 무거운 형이 선고됐고 내란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들 중 가장 높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례가 됐다.
▶내란죄 구성요건 ‘국헌문란 목적·폭동’ 모두 인정=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전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고성·호소형 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모두 배척했고, 내란죄 요건에 해당하는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 성립’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헌문란 목적’에 대해 “군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 등 주요인사를 체포한 행위는 국회활동을 마비시켜 국회가 상당기간 기능을 하지 못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공고, 국회 봉쇄, 체포조 편성과 운영, 선관위 점거 등 모든 범행이 그 자체로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로 위력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수사권 논란도 일축=윤 전 대통령 측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없는 위법한 수사”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소추 특권이 있더라도 이는 대통령의 원활한 직책 수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사 범위를 제한하기 위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어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사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관련 수사권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직권남용 수사를 하며 관련성을 들어 검찰이 내란죄를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봤고, 공수처의 경우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로 내란죄를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설사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 검찰과 경찰에서서 확보한 증거로 충분히 유죄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ned/20260220102328792eibo.png)
▶법원 “사회적 비용 막대…사과 없다”=양형(처벌 정도)에 대해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주도적으로 계획했다”며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는데 사과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군경 활동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적으로 양분돼서 극한의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고 했다.
조기 대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후속 조치, 대규모 수사와 재판 등을 언급하면서 “이런 사회적 비용은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면서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조치를 실제로 수행한 군인, 경찰관, 공무원들이 사회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게 됐다”라고 했다.
▶잉글랜드 국왕 찰스 1세 언급하기도=재판부는 잉글랜드 국왕 찰스 1세가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영국에서 왕과 의회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자 당시 찰스 1세는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서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켰다”며 “찰스 1세는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국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며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순 없다”고도 했다.
▶다른 공범도 대부분 유죄 인정·중형 선고=공범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총경)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다만 선관위 직원 체포 계획 수립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김용군 전 제3야전군 사령부 헌병대장과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선 “범행에 공모·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윤 전 대통령 측 “정행진 결론” 특검 “양형 아쉬워”=한편 1심 판결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정해진 결론을 위한 한낱 쇼”라고 비판했다.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최소한의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특검 측은 “의미 있는 판결“이라면서도 “양형과 사실인정에 관해선 상당히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우성 특검보는 선고 후 취재진 앞에서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항소 여부에 관한 질문엔 곧바로 답변하지 않고 “향후 입장 자료를 통해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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