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임대사업자 ‘대출 우회로’ 상호금융 전면 차단 나선다

유혜림 2026. 2. 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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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권, 대출 영업 급제동
가계대출 증가도 상호금융 주도
임대사업자대출 ‘사각지대’ 부각
‘대출 우회 통로’ 차단 모니터링 강화
서울 한 상호금융의 상품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대출모집인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대출 빗장을 걸어 잠궜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으로 옮겨붙은 가계 대출 ‘풍선 효과’의 핵심으로 상호금융권을 지목한 데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관행까지 손질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특히 은행권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상호금융업을 중심으로 임대사업자대출 연장 심사가 관대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의 통제 수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중앙회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관련 방침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측은 “대출모집인 채널뿐 아니라 여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정책 조정을 함께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했다. 전날에는 새마을금고가 대출모집인 가계대출을 중단하고,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도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신협중앙회도 오는 23일부터 6월 말까지 모집인 대출을 중단한다. 수협중앙회는 현재 모집인 영업을 유지 중이지만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2%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호금융권이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선 배경엔 금융당국이 ‘경고장’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상호금융권은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데 이어 1월 가계대출 증가세 전환에도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작년 새마을금고의 경우, 가계대출을 전년 대비 5조3100억원 늘리면서 증가액 목표치를 4배나 초과했다. 이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증가분 총액(5조7462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가계대출 증가도 상호금융권이 주도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조원 줄어든 반면,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2금융권에서 2조4000억원 불어났다. 상호금융권에선 지역 농협이 1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새마을금고(8000억원), 신협(2000억원)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이는 연초 대출 영업 재개와 함께 급증한 집단대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당국의 감시가 느슨했던 임대사업자대출 역시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취급 규모가 확대돼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작년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거용 임대사업자대출 잔액은 15조1777억원으로 전체 임대사업자대출(178조4395억원)의 8.5% 수준에 그친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80% 수준인 11조~12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2금융권은 그간 LTV(주택담보대출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고 임대사업자대출과 같은 특정 분야의 통계도 공개해 오지 않았다. 실제 전날 금융위는 시중은행과 상호금융·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을 소집해 임대사업자대출 취급 현황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2금융권 자료가 확보되지 않아 추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상호금융권은 전국 수천 개 단위조합의 수치를 취합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자료 집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금융상 특혜를 걷어내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시장에선 대출 만기 연장 심사가 한층 엄격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만기 도래 때마다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방안 도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은행권은 신규 대출 취급 시에는 RTI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왔지만, 만기 연장 과정에서는 형식적인 점검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이 대출 우회로가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연초 영업 개시와 신학기 이사 수요 등이 더해지는 2월엔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조만간 금융권을 대상으로 지난해 가계대출 목표치 초과분을 올해 대출 총량에서 깎는 ‘페널티’도 부여할 예정이다. 작년까지는 초과분에 대해 일률적 감액을 적용했지만 올해부턴 과도한 초과분에 대해선 추가 조치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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