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내 예비경선 '득표율 비공개' 관행…과연 이대로 좋은가?"

박기홍 기자(=전북) 2026. 2. 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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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모든 공천 과정 공개 명문화해야" 촉구

전북에서 4년 전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A씨는 지금도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적잖다.

지역 여론이 좋았다는 그는 권리당원과 일반인 대상 각 50%의 여론조사에서 고배를 마셨고 자신이 어느 정도 득표를 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A씨는 "당에 경선 결과를 보여달라고 하면 '당을 믿지 못하느냐'는 반발을 초래할까 우려해 그냥 넘어갔다"며 "해당 행위로 몰릴까봐 이의신청도 하지 않고 끙끙 속앓이를 하는 주변의 사례도 있더라"고 말했다.

▲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논평ⓒ
제9회 지방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당내 경선을 앞둔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 경선 결과의 구체적인 성적표를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전북도당이 최근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후보별 '적격'과 '부적격', '정밀심사 대상' 명단을 비공개한 것을 계기로 이런 여론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3월10일부터 기초단체장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18일부터 4월15일까지 기초단체장 예비경선과 본경선·결선투표 등을 진행하고 지방의원은 본경선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도당은 공천과 경선 발표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재심 신청을 받아 4월15일까지 처리하고 4월17일 경선을 최종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기초단체장 경선 역시 권리당원 투표에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를 조합하는 '경선룰'이 기본원칙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8회 지방선거의 경우 권리당원 50%에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후보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최종 공천자 확정 결과만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갈등 최소화와 전략 노출 방지, 공정성 논란 차단 등을 이유로 경선에 반영된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세부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되레 지역 정치권의 갈등과 불만이 증폭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 '제12장 5절(경선)'은 경선후보자가 3인 이상인 경우 선호투표 또는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경선후보자가 5인 이상인 경우 당원경선으로 예비경선을 실시할 수 있으며 기초단체장 경선은 여론조사 경선을 포함한 국민참여경선으로 한다.

반면에 투표결과와 관련한 '당규 제43조'에 따르면 '예비경선의 각 후보자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비공개를 명시하고 있다.

'선호투표' 역시 개표시 과반득표자가 나오기 전 중간 개표결과는 공개하지 않으며 결선투표를 할 경우에도 1차 경선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아예 '비공개'를 못 박고 있다.

한 개인의 인생역정과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경선과정의 후보별 세부 수치를 비공개하는 것과 관련한 찬반 논란은 공천을 앞두고 매번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비공개 관행은 "여론조사 원자료를 공개할 경우 경쟁자간 해석의 충돌이 생길 우려가 있고 당내 분열과 마찰 소지도 있다"며 여론조사 자체는 경선 반영을 위한 자료일 뿐 외부에 발표하는 공식자료는 아니다"는 주장에서 비롯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예비후보 자격심사 결과는 물론 당내 경선과정의 후보별 구체적인 여론조사 수치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공천의 공정성은 '비공개'가 아니라 '투명성'에서 나온다"며 "명확한 자격심사 기준을 공개하고 그 기준에 따른 결과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야말로 경선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향후 모든 공천 과정에서 정보공개의 원칙을 명문화해 당원과 유권자의 알권리를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며 "유권자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정치는 신뢰받을 수 없으며 투명성을 외면한 채 공정성을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가감점 정보 등을 종합해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며 "이 과정의 세부 수치를, 더군다나 민주당 텃밭에서 비공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종 갈등과 논쟁 가능성을 줄이고 내부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공개를 한다는 원칙이 오히려 갈등과 불공정 논란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링 위의 선수가 '룰(rule)'를 탓한다고 말하기 이전에 공정한 게임을 위한 투명한 공개가 앞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선을 뛰는 예비후보들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자신의 성적표를 받아볼 권리도 있다"며 "이번 기회에 당헌·당규상의 비공개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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