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퇴출→MLB 대박→돈 방석… 그런데도 “좌절했다” 한숨이라니, 폰세 밀어내러 출격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에릭 라우어(31·토론토)는 2025년 자신의 경력을 극적으로 반전시켰다. 2024년 메이저리그에도 올라가지 못하며 경력의 하락세가 뚜렷했던 라우어는 2024년 시즌 막판 KIA와 계약해 KBO리그에 왔으나 재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KIA도 라우어의 잠재력, 그리고 점차 회복되는 것을 확인한 몸 상태를 확인했지만 재계약의 확신을 줄 만한 실적은 아니었다. 결국 KIA에서 퇴출된 라우어는 2025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다시 원점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몸 상태를 차분하게 회복한 라우어는 다시 힘차게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맹활약을 했다. 토론토도, 라우어도 대박이었다.
시즌 28경기(선발 15경기)에서 104⅔이닝을 던지며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의 맹활약을 했다. 시즌 초반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이 부상으로 고전할 때 혜성처럼 나타나 좋은 활약을 했고, 이후에는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가며 팀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토론토 선’은 20일(한국시간) “지난해 블루제이스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들로 가득 찬 로스터였다”면서 “좌완 에릭 라우어는 그런 ‘팀 퍼스트’ 정신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며 22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라우어는 올해 연봉조정 끝에 440만 달러의 연봉을 확정했다. 토론토와 연봉조정에서 지며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연봉이 두 배 올랐다. 어느 쪽이든 따뜻한 겨울이었다. 하지만 라우어의 현재 심정은 그렇게 편하지 않다. 연봉조정에서 져서가 아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쉬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투수들이 불펜보다는 선발을 원하기 마련이고, 라우어처럼 예전에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선수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지난해 뛰어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라우어가 토론토의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라우어가 못해서가 아니다.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이 너무 강하다.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 뒤 베테랑 선발 투수들인 맥스 슈어저와 크리스 배시트가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그러나 토론토는 딜런 시즈와 코디 폰세를 영입하며 오히려 선발진을 더 보강했다. 기존 에이스인 케빈 가우스먼, 1년 계약 연장을 선택한 셰인 비버, 그리고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히트상품이 된 트레이 예세비지까지 5명이 꽉 찼다. 계약 총액이 1억 달러가 넘는 호세 베리오스마저 자리가 없어 트레이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라우어는 ‘토론토 선’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슈어저와 배시트가 떠나면서 자신에게 선발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하면서 “조금 좌절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라우어는 “지난해 분명히 올해는 그렇게 될 것(선발로 출전)이라고 들은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팀에서 몇 가지 움직임을 가져갔다”면서 “좋은 선수들이 온 것은 맞는다. 그 부분에 화가 난 것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고, 결국 나가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라우어의 심정을 이해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그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가 선발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고, 리그도 알고 있습니다. 그건 분명 가치가 있는 부분”이라면서 “선발로 뛰어온 선수에게는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어떤 선수들을 영입했고 어떤 팀을 꾸렸는지 보면 라우어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도 월드시리즈를 노리는 팀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달랬다.

그런 라우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비버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개막 로테이션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단 라우어에게 길이 열렸다. 토론토는 21일 열릴 필라델피아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라우어를 선발로 예고했다.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이 시즌 개막 로테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토론토가 비버의 공백이나 다른 선수의 부진에 대비해 라우어를 최대한 테스트할 것이라는 전망은 가능하다.
라우어의 몸 상태도 선발로 뛸 수 있을 만큼 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라우어는 “목표이자 계획은 올해 선발로 뛰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만약 불펜으로 가야 한다면 그때 가서 결정하겠지만, 지금 나는 선발이고, 그 자리에 남을 생각”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라우어가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팀이 외면하기 어려울 정도의 활약을 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아직 기회는 있다.
현실적으로 에이스 경쟁을 벌이는 시즈와 가우스먼을 밀어내기는 어렵다. 예세비지는 올 시즌 이닝 관리는 있을 수 있어도 팀이 키우는 최고 유망주인 만큼 역시 입지가 공고하다. 비버는 실적이 확실한 베테랑 투수다. 우선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생리가 그렇다. 결국 현시점에서는 폰세, 베리오스, 라우어가 경쟁하는 양상이다. 라우어는 적어도 폰세보다는 잘 던져야 선발로 들어갈 희망이 생긴다. 두 전직 KBO리거가 선발을 놓고 경쟁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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