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외계인 실존” 언급에 트럼프 “기밀 유출·중대 실수”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외계인 존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문제 삼으며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이 국가 기밀을 다루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다. 이번 공방은 미확인 비행 물체(UFO)와 외계 생명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이 직접 설전을 벌였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오바마 외계인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오바마)는 기밀 정보를 줬다”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오바마를 비판하면서도 외계인 존재 여부에 대해 “그들이 진짜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가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는 점”이라고 초점을 ‘보안 위반’에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밀을 유출했는지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발언 자체를 “심각한 보안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오바마가 공유했다는 기밀 정보가 무엇인지 구체화하지 않았다”며 “과거에도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으로 상대를 공격한 전례가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과거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전력을 의식해, 오바마에게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브라이언 타일러 코헨이라는 유명 진행자 팟캐스트에 출연해 외계인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들은 진짜(real)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51구역에 외계인을 가둬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거대한 음모를 꾸며 대통령에게까지 숨기는 지하 시설 같은 건 없다”고 덧붙였다. 농담 섞인 어조였지만, 전직 대통령이 외계 생명체 실존을 긍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파장이 일었다.
파문이 확산하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루 뒤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통계적으로 우주가 너무 광대해 생명체가 있을 확률은 높다”면서도 “하지만 태양계 간 거리가 너무 멀어 외계인이 우리를 방문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재임 기간 외계인이 지구에 접촉했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팟캐스트에서 한 본인 발언이 과학적 확률에 기반한 ‘우주적 수학(cosmic math)’일 뿐, 기밀 정보 공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국 사회에서 외계인과 UFO 문제는 더 이상 음모론의 영역이 아니다. 미 의회는 2023년부터 세 차례나 미확인 이상 현상(UAP·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UFO라는 용어 대신 사용하는 UAP는 공중뿐 아니라 우주, 수중에서 식별되지 않는 모든 이상 현상을 포괄하는 공식 용어다. 지난해 9월 청문회에서는 목격자 증언과 함께 미군 드론이 정체불명의 물체와 교전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정부 공식 입장은 여전히 신중하다. 미 국방부 산하 전 영역 이상 현상 조사국(AARO)은 최근 보고서에서 외계 존재나 활동, 기술에 대한 검증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역시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UAP가 외계에서 기원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USA투데이는 “펜타곤과 나사는 아직 외계 생명체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트럼프가 오바마의 발언을 ‘큰 실수’라고 지적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외계인 존재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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