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껍질의 재발견…앤드류 호크 “韓 기술로 방글라데시·인도서 친환경 비료 만들어요”
유년기 韓서 보낸 뒤 유학 중 푸드테크 창업
타이거새우 껍질·머리, 친환경 비료로 개발
2024년 서울대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모국 물론 KOICA 지원 인도에서도 시범사업
모국서 월 3톤 처리…연내 대량 시스템 구축
“환경생태계 훼손 막고 농산물 산출량 늘려”
“K테크·고부가 모델, 방글라데시아에 적용”

“한국에서 터득한 기술로 모국인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인도 등 남아시아에서 K-푸드테크를 확산하려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 바이오모듈레이션 전공 석사 연구원인 앤드류 호크 엠에프엠(MFM) 대표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남아 환경을 오염시키는 타이거새우의 껍질과 머리를 친환경 비료로 만들어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관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1999년 서울에서 태어나 9살까지 살다가 귀국한 뒤 호주, 쿠웨이트를 거쳐 모국에서 영국계 국제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19년 서울대에 유학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외교학전공을 이수하며 지리학부 복수전공을 한 뒤 대학원에 들어가 올 8월 석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그는 2023년 학부생일 때 동기인 서영인씨와 함께 ‘한국의 기술을 갖고 모국에서 사업을 할 게 없을까’ 고민하면서 창업에 뛰어들었다. 두 사람이 공동대표를 맡되 경영은 서씨가 책임지고 앤드류는 모국의 인맥과 언어 능력(한국어·영어·뱅골어·힌디어·아랍어)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방글라데시의 경제 발전 가속화에 맞춰 반려동물 프리미엄 간식을 현지에서 만들어서 판매하려고 했으나 아직 명확한 반려동물 식품 관련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애로를 겪었다.
이때 방글라데시 남쪽 바겔핫시의 스리갓 마을에서 매년 맹그로브숲에 버려지는 새우의 껍질과 머리가 연 5만톤에 달해 숲의 염도를 높여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소식을 듣고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다. 마침 서동철 경상국립대 환경생명화학과 교수 연구팀으로부터 수산물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비료로 쓸 수 있는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새우 부산물을 숯처럼 태워서 오염물 흡착력이 뛰어난 키틴 유기질을 37% 이상 추출하고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한 미세 구멍에 양전하를 띤 키틴을 채워 친환경 비료를 만드는 바이오차 (Biochar)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이처럼 푸드·기후·애그리테크가 융합된 기술로 토양의 염분과 음이온계 중금속을 흡착해 토양 개량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호크 대표는 “방글라데시아와 인도에서 폐기되는 타이거새우 부산물이 각각 연간 약 25만 톤과 50만 톤 규모”라며 “새우 양식장과 붙어 있는 맹그로브숲의 심각한 토양 염화를 막고 벼·과일·감자·양파 등의 토양을 살려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화학비료 대신 이 비료를 뿌리면 미생물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작물 수확량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MFM은 2024년 서울대 경영대가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서울대 캠퍼스타운에 무료로 입주했다. 그 뒤 방글라데시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호크의 현지 지인 공장에서 시범적으로 타이거새우 부산물을 친환경 비료로 만드는 사업에 착수했다. 현재는 매월 3톤가량 처리하면서 효과를 인정받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대량 생산체제 구축에 들어가 향후 월 3000~5000톤 처리를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으로부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3억 원을 지원받아 인도에서도 시범 실시에 나섰다. 베트남 메콩강 유역의 새우 양식장에서도 이 기술을 시험 중으로 검증이 완료되면 로열티를 받고 기술 이전에 나설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로 사업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폐기물로 취급되던 타이거새우가 보물로 변신하게 되는 셈이다. 그는 “현재는 시범 단계라 매출이 미미하지만 앞으로 모국과 인도, 베트남에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지에서 K-기술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어 내년 매출은 10억 원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그는 모국 정부에서 농가소득 증대시 일정 부분 지원금을 받기로 했고 향후 방글라데시아와 인도 등에서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갖추게 되면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MFM 기술은 아직은 기술적 해자나 진입 장벽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는 평이다. 현재는 현지에서 새우 부산물을 친환경 비료로 바꾸는 사업 모델이 없어 주목을 끌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연구개발(R&D)을 고도화하고 현지에서 강력한 특허 기반을 만드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그는 “최근 극심한 정치 불안정에 시달렸던 모국에서 최근 총선이 끝나 새 정부가 출범하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며 “대한민국 푸드테크와 식품 클러스터 모델을 모국에 확산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모국에서 AI·로보틱스·스마트 저장·글로벌 인증 체계를 통합하는 작업에도 나서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호크 대표는 “학부에서 공부하면서 산업, 과학기술, 공급망, 식량안보를 결합해야 외교력이 커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지하자원이 부족하지만 고부가가치 산업 체계를 구축한 한국 모델을 모국에 적용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대통령 “왜 RTI만 규제하나...기존 다주택 대출 규제 방안 지시”
- 삼성전자 노사, 올해 임금교섭 결렬…조정 절차 돌입
- ‘무기수 전락’ 윤석열 전 대통령..재판부 “王도 반역 대상”
- 금수저 민원 폭주에 최가온 ‘금메달 현수막’ 뗐다?…구청에 확인해 보니
- ‘의전 갑질’ 의혹에 법적 대응…황희찬 측 “악의적 음해, 허위사실 고소”
- 150조 국민성장펀드에, 5개월만에 170조 신청 들어왔다
- 美, 진짜 이란 공격하나...“몇 주내 충돌 가능성 90%”
- 해외서 ‘불닭 짝퉁’ 판치자…삼양식품 ‘Buldak’ 상표권 등록 추진
- 맥도날드도 20일부터 가격 인상
- 李 대통령 “HMM 이전도 곧 합니다”…부산이전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