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에 베팅하는 시대…옵션 트레이더가 예측시장으로 간다

여나래 기자 2026. 2. 2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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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옵션 대신 단순 구조에 몰린 리테일
연방·주정부 충돌…제도화 갈림길 선 예측시장
미국 광고 회사 폴리마켓(Polymarket)의 광고는 2025년 11월 4일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 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고위험·고수익 투자에 익숙한 개인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옵션시장에서 벗어나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으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정치·스포츠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예' 또는 '아니오'로 결과를 맞히는 단순 구조가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다.

최근 칼시(Kalshi), 폴리마켓(Polymarket) 등 예측 플랫폼은 주식·거시지표·가상자산뿐 아니라 대중문화 이슈까지 거래 대상으로 확대하며 개인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과거 주식 옵션을 통해 공격적 매매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새로운 대안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옵션은 특정 가격에 일정 기간 내 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실업률 상승에 베팅하려면 관련 자산을 선택하고, 가격 변동성을 예측한 뒤, 만기와 행사가를 정해 거래 전략을 세워야 한다. 반면 예측시장에서는 '2월 실업률이 4.2% 이상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 계약을 매수하면 된다. 결과는 지표 발표 직후 확정된다.

전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 트레이더 앤드루 코트니는 "이분법적 확률 구조는 이해하기 쉽고 접근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예측시장은 일부 전통 파생상품과 유사한 기능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콜옵션 대신 "2026년 2월 엔비디아(NVDA) 주가는 얼마에 도달할까"와 같은 계약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할까" "특정 TV 프로그램 우승자는 누구인가" 등 기존 금융상품과 무관한 질문도 거래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비판도 적지 않다. 예측 계약은 일정 금액을 지불해 계약을 매수한 뒤, 결과를 맞히면 1달러를 지급받고 틀리면 전액을 잃는 구조다. 성공과 실패가 명확히 갈리는 '전액 손익' 구조여서 도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옵션은 손익이 단계적으로 발생해 전략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시카고의 보험 중개업체 파트너 잭 파워스는 "충분한 조사 없이 거래하지 않는다"며 예측시장을 단순한 도박이 아닌 정보 기반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을 맞히고 수익을 올렸으며, 비트코인 가격 관련 계약에서도 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예측시장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을 받는다. CFTC는 전쟁·암살·불법행위 등 공익에 반한다고 판단되는 계약은 금지할 수 있다. 현재 칼시는 네바다주와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네바다주는 칼시를 도박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주(州) 단위 라이선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 측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온라인 베팅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해당 사안은 연방 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옵션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시보 글로벌 마켓(Cboe Global Markets)은 '올 오어 낫싱(all-or-nothing)' 방식의 이진 옵션 도입을 검토 중이다. S&P500이 특정 수준 이상 또는 이하로 마감할지 여부 등에 대해 단순한 현금 결제 구조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리테일 확장 부문을 총괄하는 JJ 키나한은 "예측시장 확산은 규제된 환경에서 참여하려는 수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 플랫폼도 속속 참여하고 있다. 위불(Webull)은 비트코인 가격과 경제지표에 연동된 계약을 출시한 데 이어 오스카상·그래미상 등 대중문화 이벤트로 상품 범위를 넓혔다. 회사 측은 해당 상품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성과 접근성을 무기로 성장 중인 예측시장은 개인 투자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다만 도박성과 공공성 논란, 규제 해석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향후 제도적 방향이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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