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운송 운임 40% 폭등…시멘트업계 ‘비용 폭탄’ 예고
화물차 안전운임제 우려가 현실로
올 5㎞ 이내 안전운송운임 9.3만원
2022년 고시 가격 대비 대폭 증가
대기료·험로 할증, 서식 작성 의무화
시멘트가격 인상·공사비 상승 불가피
[대한경제=박흥순 기자]3년 만에 부활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가 우려대로 시멘트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단거리 운송 운임이 과거보다 40% 가까이 폭등한 데다, 그간 관행으로 처리하던 대기료와 험로 할증까지 서식 작성이 의무화되면서 시멘트사의 물류비 부담이 ‘경제적 족쇄’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안전운임제가 본격 재시행된 이후 시멘트 제조사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물류비 정산이 월 단위로 이뤄지는 특성상 아직은 숫자로 찍히는 타격이 가시화되진 않았으나, 당장 보름 뒤인 내달 초 각 사업장에 전달될 2월분 운임청구서는 사실상 ‘비용 폭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대한경제〉가 ‘2026년 적용 안전운임 고시’를 분석한 결과 26t짜리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의 경우 5㎞ 이내(왕복 10㎞) 구간에서 화주가 지급해야 하는 안전운송운임은 9만3200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2년 일몰 직전 고시 가격인 6만6600원보다 39.9%나 급등한 액수다. 시멘트 공장에서 인근 역이나 하치장으로 향하는 근거리 셔틀 물량이 전체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고시는 시멘트사의 기초 물류비를 뿌리째 흔드는 결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이번 제도는 화주와 운수사, 차주로 이어지는 2층 운임 구조를 모두 법으로 강제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화주가 운수사에 주는 안전운송운임과 운수사가 차주에게 지급하는 안전위탁운임 모두에 하한선을 설정했다. 이를 어길 시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화주 구간 운임을 자율에 맡기려 했던 표준운임제 논의안과 달리, 확정ㆍ고시안은 화주인 시멘트사에 비용 부담과 법적 리스크를 동시에 지우는 구조다.
물류비 전가 양상도 뚜렷하다. 화주 지급분과 차주 수령액 사이의 격차는 2022년보다 더 벌어졌다. 50㎞ 구간 기준 2022년에는 그 격차가 1만3800원이었으나 2026년에는 1만7400원(26%↑)으로 확대됐다. 고시에 새로 도입된 대기시간 확인서, 험로ㆍ오지 확인서 등 6종의 표준 서식 작성과 관련된 운수사업자의 행정 관리 비용이 화주에게 전가된 탓이다.
부대비용 역시 시멘트사의 숨통을 조인다. 30분당 대기료는 1만원에서 2만원으로 100% 인상됐으며, 운수사가 차주에게 대기료를 먼저 지급한 뒤 화주에게 청구하는 ‘선지급 의무화’까지 시행됐다. 과거 현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관리하던 할증료가 이제는 차주가 서류를 내미는 순간 거부할 수 없는 확정 채무가 된 셈이다.
이와 관련,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할증이 포함된 2022년보다 현재의 기본 운임하한선이 더 높게 설정돼 있다”며 “내달 초 청구서를 받아들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물류비 증가가 확인될 것이고, 이는 결국 제품 가격 인상을 거쳐 건설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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