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2025 실적 분석] 두산그룹
두산 전자소재 부문 ‘역대급’…‘관세 직격탄’ 밥캣은 맥못춰
AI 데이터센터 기판소재 힘입어
두산 전자소재 매출 86%나 급등
밥캣 영업이익률 7.8%로 하락
퓨얼셀ㆍ로보틱스도 적자 확대

[대한경제=강주현 기자]지난해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엇갈렸다. 지주사 ㈜두산은 AI 데이터센터용 전자소재 호황에 힘입어 자체사업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ㆍ가스터빈 수주가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반면 두산밥캣은 미국 관세 직격탄으로 수익성이 크게 꺾였고, 두산퓨얼셀과 두산로보틱스도 신사업 초기 비용 부담에 대규모 적자를 냈다.
19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연결 매출이 19조7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627억원으로 5.9% 늘었다.
자체사업인 전자소재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기판소재(NWB CCL)가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AI 메모리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소재(PKG CCL)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규격인 DDR5ㆍGDDR7 수요에 힘입어 전자소재 매출이 1조8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급증한 것이다. 자체사업 영업이익은 3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넘게 뛰었고, 영업이익률도 18.6%를 기록했다. 고부가 제품 비중은 82%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북미 주요 고객사향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 수요가 올해도 이어지고, 하반기 차세대 플랫폼향 공급이 시작되면 물량과 단가가 동시에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SK실트론 인수 추진도 시장의 관심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빌리티 부문 신규 수주가 14조7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5% 급증하며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북미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복합 설계ㆍ조달ㆍ시공(EPC) 대형 프로젝트가 집중된 결과다. 수주잔고는 23조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7조8813억원으로 7.0% 늘었고, 영업이익도 3023억원으로 24.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1148억원 적자에서 402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가스터빈은 국내외 누적 16기(8GW) 계약을 달성했으며, 2026년부터 연간 12기 이상 수주가 목표다. 원자력은 한미 협력을 기반으로 웨스팅하우스 AP1000 기자재 공급, 해외 원전 수출,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이 순차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0년 매출 11조7000억원, 영업이익률 9.9%를 중기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재무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감소했다. 두산밥캣의 관세 부담과 두산퓨얼셀 적자가 영향을 미쳤다.
두산밥캣은 미국 관세 영향으로 매출이 8조7919억원으로 2.8%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21.3% 감소한 6861억원에 그쳤다. 두 자릿수였던 영업이익률도 7.8%로 하락했다. 소형장비(CE)와 물류장비(MH) 부문이 동반 부진했다.
올해 매출 목표로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64억5000만달러(약 9조3634억), 영업이익은 올해 수준을 제시했다. 딜러 재고 재구축과 시장점유율 확대로 외형을 회복하되, 관세 부담이 연간으로 본격 반영되는 만큼 생산성 개선으로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두산퓨얼셀도 매출은 4549억원으로 10.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03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초도 프로젝트(하이창원 9㎿)에서 수율 부진과 납기 지연 등으로 약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백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악화와 국산화 초기 생산 제품의 셀스택 조기 교체 비용도 겹쳤다.
두산퓨얼셀은 SOFC 수율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해외 3개사ㆍ국내 1개사와 스택(연료전지 핵심 모듈) 판매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스택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만으로 2027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전망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이 330억원으로 29.6% 줄었고, 영업손실은 595억원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매출 감소와 R&D 인력 확충, 원엑시아(ONExia) 인수 비용이 겹쳤다. 다만 수주잔고가 전년 대비 약 4배 늘어난 1490만달러(약 216억원)를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원엑시아와의 합병을 통해 북미 거점을 강화하고, AI 기반 지능형 솔루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관세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그룹 전반의 공통 과제다. 에너빌리티의 AP1000ㆍSMR 수주 본격화, 전자소재의 차세대 AI 플랫폼향 공급 확대, 퓨얼셀의 SOFC 상용화, 로보틱스의 수주잔고 매출 전환 등 신사업 성과가 올해 그룹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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