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떠나 에이스 모습 잃은 뷸러, 라이벌 샌디에이고서 반등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6. 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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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이제는 샌디에이고 선수가 됐다. 뷸러는 반등할 수 있을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워커 뷸러는 2월 18일(한국시간) 계약을 체결했다. 샌디에이고는 뷸러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했다. 뷸러는 빅리그 로스터에 오를 경우 연봉 150만 달러와 추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믿을 수 없는 추락이자 의외의 만남이다. 1994년생 우완투수 뷸러는 LA 다저스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이제는 지구 라이벌 팀인 샌디에이고 산하에서 빅리그 재진입에 도전하는 신세가 됐다.

뷸러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다저스가 지명한 선수다.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해 메이저리그를 체험한 뷸러는 2018시즌을 앞두고는 전체 13위 유망주 평가를 받았다. 엄청난 기대를 받은 최고의 투수 유망주였다.

기대는 현실이 됐다. 뷸러는 2018시즌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24경기 137.1이닝을 투구했고 8승 5패, 평균자책점 2.62, 151탈삼진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3위에 오른 뷸러는 2019년 30경기 182.1이닝, 14승 4패, 평균자책점 3.26, 215탈삼진을 기록했다.

당시 클레이튼 커쇼가 30대로 접어든 다저스는 커쇼의 뒤를 이을 젊은 에이스가 필요했다. 2019년 올스타 선정과 사이영상 9위. 규정이닝, 10승, 3점대 평균자책점에 200탈삼진까지 기록한 뷸러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다저스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2020년 단축시즌 8경기 36.2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치며 다소 아쉬웠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뷸러는 2021년 드디어 기량을 확실하게 만개시키며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투수의 면모를 보였다. 2021시즌 뷸러는 33경기 207.2이닝을 투구했고 16승 4패, 평균자책점 2.47, 212탈삼진을 기록해 사이영상 4위에 올랐고 두 번째 올스타에 선정됐다. 본격적으로 내구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커쇼의 에이스 자리를 확실히 이어받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뷸러는 2022년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2022년 12경기 등판에 그친 뷸러는 2024년 복귀했지만 16경기 75.1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 사이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한 수많은 스타들을 영입했고 다저스 로테이션을 이끄는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잡는 듯했던 뷸러는 그렇게 2024시즌을 끝으로 쓸쓸히 다저블루 유니폼을 벗었다.

뷸러는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하며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보스턴에서 23경기 112.1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5.45로 부진한 뷸러는 8월 말 방출을 당했다. 곧바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해 3경기 13.2이닝, 3승, 평균자책점 0.66의 짧은 반전을 보였지만 몇 년 간 떨어진 평가를 뒤집기에는 무리였다.

전성기의 강점을 거의 잃어버린 뷸러다. 뷸러는 다저스 에이스 시절 평균 시속 95-96마일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4마일까지 떨어졌다. 2018-2022시즌 9이닝 당 겨우 2.2개의 볼넷만 허용한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진 투수였지만 2024시즌에는 3.3개, 지난해에는 4.4개의 볼넷을 내주며 제구력이 완전히 무너졌다. 2018-2021시즌 9이닝 당 9.9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뷸러였지만 지난해 기록은 겨우 6.6개에 불과했다. 구속도 탈삼진 능력도 제구력도 모두 잃었다.

뷸러는 포심을 기반으로 커터, 너클커브, 슬라이더, 싱커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였다. 다양한 공으로 타자들의 눈을 혼란시키고 강력한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였다. 2019시즌에는 포심으로 잡아낸 탈삼진이 무려 103개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포심의 위력은 완전히 떨어졌고 2022-2025시즌 뷸러가 포심으로 잡아낸 삼진은 단 32개가 전부다. 모든 공의 기본인 포심이 무너지자 성적도 무너진 뷸러다.

지난해 뷸러의 장점은 단 하나 뿐이었다. 허용한 평균 타구 속도가 줄었다는 것. 위력이 떨어진 포심으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없게 된 뷸러는 꾸준히 포심 구사율을 낮췄고 커터, 싱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스위퍼까지 섞는 기교파 투수처럼 투구했다.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정면 승부를 피한 평균 허용 타구속도가 시속 87.9마일로 리그 상위권(상위 18%)이었다.

어쩌면 뷸러가 가야할 새로운 길일 수 있다. 부상 후 공의 위력을 잃은 뷸러는 이제 더는 예전처럼 타자를 윽박지르는 피칭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배트 중심을 피하며 타자를 꾀어내는 피칭으로 빅리그 무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제구력이 필수다. 지난해처럼 완전히 무너진 컨트롤과 커맨드로는 불가능하다. 예전의 구위를 되찾을 수 없다면 그 때의 제구력 만큼은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MLB.com에 따르면 뷸러는 "구속을 되찾는게 우선이다. 그래도 지난해 후반기에는 전반기보다 성공적이었다. 그 모습을 찾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지난해 뷸러는 전반기 78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6.12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후반기에는 48이닝 평균자책점 3.00으로 안정적이었다.

추락이 갑작스러웠던 만큼 반등도 빠르게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제는 물러날 곳이 없다. 리그를 지배할 에이스에서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재도전을 하는 신세까지 추락한 뷸러가 과연 샌디에이고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워커 뷸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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