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울, 일부 펀드 환매 영구 중단…사모대출 '신용경색' 우려 확산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정보기술(IT)·AI 인프라 기업 대출에 집중해온 사모펀드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이 일부 펀드의 환매를 영구 중단하기로 하면서, 사모대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됐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루아울은 현지시간 19일 투자자들에게 3개 운용 펀드 가운데 하나인 '블루아울 캐피털코프Ⅱ(OBDCⅡ)'의 환매를 영구 중단한다고 통보했습니다.
회사는 환매 및 부채 상환 재원 마련을 위해 3개 펀드에서 총 14억 달러 규모 자산을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루아울은 AI 데이터센터 등 기술·인프라 업종에 대한 사모대출 투자로 몸집을 키워온 운용사입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주가가 반토막 나는 등 시장의 시선은 냉랭합니다.
은행권 규제 강화 이후 급성장한 사모대출 시장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자산 평가의 투명성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져왔기 때문입니다.
OBDCⅡ는 당초 뉴욕증시에 상장된 다른 블루아울 펀드(OBDC)와 합병이 추진되면서 환매가 일시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합병이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지난해 11월 계획이 철회됐고, 이후 3개월 만에 환매 영구 중단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는 사모대출 시장 전반의 유동성·건전성 문제를 둘러싼 우려를 다시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란도 부담 요인입니다.
최근 AI 기업 앤트로픽이 신규 서비스 '클로드 코워크'를 공개한 이후 소프트웨어·데이터 서비스 기업들의 사업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사모펀드가 보유한 소프트웨어·데이터 기업 대출 가운데 최소 수백억 달러 규모가 올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부실 규모가 기본 추정치의 두 배까지 확대되며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시장에서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프랑스 BNP파리바가 서브프라임 관련 펀드 환매를 중단했던 사례를 떠올리는 시각도 있습니다.
알리안츠그룹의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블루아울의 펀드 환매 중단 소식에 대해 "이는 지난 2007년 8월과 유사한 '탄광 속의 카나리아' 순간일까"라고 썼습니다.
다만, 블루아울 측은 자산을 액면가의 99.7% 수준에 매각했다며 장부가 과대평가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공동 창업자인 크레이그 패커는 "포트폴리오와 자산 평가의 질에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아울 주가는 약 10% 급락했고, 아레스 매니지먼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KKR, 블랙스톤 등 주요 사모펀드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사모대출 시장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