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보름 음식 ‘복과’를 아시나요? [.txt]

최재봉 기자 2026. 2. 20.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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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리서에서 찾은 주안상 l 진소연 외 4명 지음, 버튼북스, 3만5000원

옛사람들은 정월 보름이면 새벽에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깨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날 먹는 음식도 많았는데, 오곡밥과 약식이 대표적이다. 정월 보름에 먹는 또 다른 음식이 복과로,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에서 복쌈이라고도 부른다. 선인들의 세시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복과는 삶은 취, 호박고지, 고비, 고사리, 가지, 시래기 등을 가을에 말려두었다가 대보름에 볶아서 김에 싸 먹거나 김 대신 배춧잎과 토란잎 등 잎이 큰 채소에 밥을 싸서 먹는 음식이었다.

숙명여대 케이(K)-컬처대학원 K-푸드학과 진소연 교수와 제자들이 함께 쓴 ‘고조리서에서 찾은 주안상’에서 지은이들은 복과를 현대식으로 재현한 ‘묵은지복쌈’을 소개한다. “속을 털어 내고 물에 씻어 들기름과 설탕 조금 넣어 볶”은 묵은지로 들기름과 참깨, 간장으로 버무린 밥을 김밥 말듯 말아 먹는 음식이다. 이 새콤달콤한 음식에 어울리는 전통주로는 이강고를 추천한다.

이 책은 조선 시대의 고조리서 15종에 기록된 전통주 제조법과 안주 조리법을 바탕으로, 계절별 주안상 문화를 현대식으로 재현해 보도록 한 안내서다. “술과 안주가 함께하는 주안상이야말로 한국 전통 음식의 정수”라는 생각으로, 전통주 76개와 안주 96가지를 선별해 궁합이 맞는 술과 안주를 소개한다. 미나리강회, 민어만두, 황태어피강정, 오이명란구이, 어육완자… 먹음직스러운 사진과 친절한 조리법이 곁들여진 음식 이름을 읊다 보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삶의 의욕이 불끈 솟는 느낌이 든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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