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서 털어간 ‘400억 비트코인’ 6개월만에 돌려놓은 해킹범
수사 본격화에 압박 느껴 돌려준 듯
“비전문가인 내부자 연루 가능성도”

1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앞서 분실했던 비트코인 320.88개가 17일 오후 8시 6분경 검찰 지갑으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광주지검은 추가 도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해당 비트코인을 사흘 동안 두 차례에 걸쳐 보안성이 확보된 국내 코인 거래소 지갑으로 옮겼다.
문제의 비트코인은 광주지검이 2023년 1월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보관해 온 압수품으로, 올해 1월 16일 도난이 확인됐다. 당시 시세로 400억 원대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검찰은 곧장 국내외 코인 거래소 50여 곳에 대해 동결 조치를 요청했고 비트코인이 최종 이체된 지갑을 특정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이에 심리적 압박을 느낀 범인이 다시 비트코인을 이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해킹범이 훔친 암호화폐를 다시 돌려준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다크웹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금 세탁이 가능한데, 전문 범죄자라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문가인 수사 당국의 내부자가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해당 비트코인은 경찰 수사 단계부터 부실 관리로 논란이 됐다. 광주경찰청이 2021년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딸 이모 씨(36·수감 중)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1796개를 찾았는데, 당시 경찰은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수량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320개만 먼저 다른 지갑으로 옮겼다. 다음 날 나머지 1476개를 전송하려 했을 때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이 코인들은 끝내 회수되지 못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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