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머스크 회사 뉴럴링크, 카이스트 학생들 초청… 빅테크 인재 전쟁에 삼성·SK도 긴장
카이스트 "채용 고려한 자리인 걸로 파악"
빅테크들, 韓 경력·신입 인력 영입에 속도
반도체 빅2, 성과급 높이고 채용 모니터링
'해외 취업=장밋빛 미래' 인식은 감소 추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기업 '뉴럴링크'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생들을 공식 초청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사무실에서 뉴럴링크 측과 학생들이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와 인공지능(AI)반도체대학원 소속인 걸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채용을 고려한 만남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간 해외 테크기업이 한국 기술 인재들을 개별적으로 영입한 사례가 드물진 않았다. 하지만 특정 전공 학생 다수를 현지 사무실로 직접 초청한 건 이례적이다. 16일 머스크 CEO가 엑스(X)에 테슬라 코리아의 AI 칩 설계 엔지니어 채용 계획을 알린 것과 무관하지 않을 거란 시각이 나온다. 테슬라에 이어 뉴럴링크까지 한국 인력을 콕 집어 영입 움직임을 보이면서 반도체와 AI 전문 인력의 '몸값'이 뛰고 있다.
경력 엔지니어 빅테크에 뺏길라
테슬라 코리아는 한국에서 "AI와 로봇공학 직무를 맡을 엔지니어"를 찾는 중이다. 자격 요건은 △컴퓨터와 전기공학 등 관련 분야 학위 소지 △AI 가속기와 마이크로 아키텍처(구조) 분야 경험 등을 제시했다. 앞서 엔비디아 역시 최대 26만 달러(3억7,500만 원)에 육박하는 연봉과 주식 보상을 내걸고 8년차 고대역폭메모리(HBM)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다. 당장 국내 반도체 '빅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인력을 뺏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외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이 제시하는 연봉은 기본급만 해도 최대 23만~37만 달러(3억3,000만~5억4,000만 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주기로 하면서 상한선을 폐지했고, 삼성전자도 성과 연동 보상을 강화하고 국내외 사업장 교환 근무제를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빅테크 대우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CXO연구소가 19일 공개한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추정치는 1억5,300만~1억5,800만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용 플랫폼을 들여다보며 글로벌 기업의 채용 동향을 수시로 살피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술 인력 쟁탈전은 경력 자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뉴럴링크가 초청한 학생들은 반도체, AI, 로봇 분야의 차세대 엔지니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경쟁사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서울대와 고려대, 한양대를 찾아가 현장에서 면접을 보고 학생들을 채용했다. 유회준 카이스트 AI반도체대학원장은 "여러 굴지의 해외 기업들이 한국 학생 유치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해외 경험 살려 국내 산업에 기여하도록
다만 최근 기술 인력들 사이에선 '해외 취업=장밋빛 미래'란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들어갔다가 오래 지나지 않아 회사를 나와야 했던 사례들이 적잖이 알려지면서 외국 기업에서 '롱런'은 쉽지 않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반도체 분야는 한국이 세계 수준이고, 정부의 산업 육성이 당분간 이어질 걸로 예상되면서 인력들도 해외 근무 경력과 현실적 한계 사이에서 최대한 유리한 결정을 하려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모험적 시도가 많은 기업 문화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엔지니어들의 해외 진출이 국내 산업계에 긍정적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결국 어디서든 풍부한 경력을 쌓은 인력이 궁극적으로 한국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개인의 이해관계가 걸린 이직을 막기는 어려운 만큼 기술 유출 방지에 힘쓰고, 해외 근무 인력이 복귀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엔지니어들이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오면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정부나 기업이 인재 대우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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