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투표 당선 증가는 정당 정치의 배신이다

경기일보 2026. 2.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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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투표 당선은 유권자의 권리에 정면 위배된다.

여기서 54명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주목할 것은 무투표 당선의 흐름이다.

4년 새 5배, 10배씩 늘어난 무투표 당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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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17일 앞둔 6일 정부세종청사에 개소한 행정안전부 공명선거지원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투표 당선은 유권자의 권리에 정면 위배된다. 경쟁이 없었으니 대표성·정당성이 없다. 투표장 갈 필요가 없으니 정치적 무관심을 키운다. 공약 검증이 없었으니 통제력이 사라진다. 인재 등용 길이 막히니 의회·행정의 질이 저하된다. 선거를 흉내만 내다 보니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심화된다. 이럼에도 무투표 당선 상황은 발생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무투표 당선이 기획될 수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2022년 6월1일 제8회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경기도내 기초의원 선거구가 162곳이었다. 여기서 54명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지역구가 50명, 비례대표가 4명이다. 2명을 뽑는 기초의원 지역구에 양당이 1명씩 후보를 냈다. 후보 등록과 동시에 당선이 확정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셈은 정확히 맞았다. 지역구에서 25명씩 나눠 가졌고, 비례대표까지도 2명씩 챙겼다. 군소 정당은 모두 배척됐다.

주목할 것은 무투표 당선의 흐름이다. 제7회 지방선거가 2018년에 있었다. 그때는 경기도 전체에서 4명이었다. 4년 만에 무려 13배가 늘어난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증가 추이도 비슷하다. 2022년 전국 무투표 당선자는 494명이었다. 전체 당선자가 4천132명이었으니까 12%가 무투표 당선자다. 2018년 89명에서 역시 5배 이상 늘었다. 4년 새 5배, 10배씩 늘어난 무투표 당선이다. 선거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준까지 왔다.

이런 현상의 메커니즘은 명확하다. 각 정당의 공천 전략이다. 당이 후보자를 선거구 선출 인원 수에 맞춘다. 군소 정당 또는 무소속의 후보는 아예 도전을 못 한다. 그러면 투표 없이 당선되는 것이다. 책임 소재도 분명하다. 모든 게 절대 강자 정당의 선택이고 전략이다. 과잉 공천 회피, 확실한 당선 관리, 지역 조직 안정화 등의 이익을 꾀한다. 지역 당이 기획하고 중앙당은 묵인한다. 지금은 민주·국힘 두 정당이 주도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배신이다. 제도적 개선책이라는 것이 계속 제시돼 왔다. 핵심은 정당의 책임 강화에 맞춰졌다. ‘지역 독점 공천’ 제한, ‘무공천 지역 불이익’ 부여 등이 있다. 하지만 입법해야 할 다수당은 꿈쩍도 안 한다. 이번 6·3선거에서도 개선될 기미는 사라졌다. 쏟아지는 무투표 당선을 대책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공천이 시작되는 지금부터 자성해야 하는데 그 가능성이 없다.

벌써부터 무투표 당선 지역 얘기가 나온다. 석 달 뒤 선거가 곧 끝나간다는 얘기다. 해당 지역 유권자만 모르고 있다. 전해듣기 씁쓸한 정당 정치의 배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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