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도 밀린다…K리그 냉혹한 현실

황민국 기자 2026. 2. 2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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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선수들이 지난 17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자책골에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강원FC, 7·8위로 ACLE ‘턱걸이 16강’
K축구 저력 실종…바닥 깔아준 中 덕에 겨우 생존
2위 고베·1위 마치다와 한·일전…8강행도 험난

아시아 최강을 자부했던 K리그가 추춘제 개편과 함께 좁아진 입지를 이번에도 확인했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2025~2026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에선 FC서울과 강원FC가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은 승점 10점(2승4무2패)으로 7위, 강원은 승점 9점(2승3무3패)으로 8위에 올라 16강 막차를 탔다. 울산 HD는 강원과 승점, 골득실(-2)까지 모두 동률이었으나 다득점에서 밀려 9위로 탈락했다.

동아시아 전체로 따지면 일본 3개 팀(마치다 젤비아·비셀 고베·산프레체 히로시마)과 K리그 2개 팀, 태국 1개 팀(부리람 유나이티드), 호주 1개팀(멜버른 시티), 말레이시아 1개 팀(조호르 다룰)이 16강 티켓을 따냈다.

K리그는 광주FC 홀로 16강에 올랐던 지난 시즌보다 한 발 나아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울과 강원 모두 리그 스테이지 마지막까지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 하락이 심각했다. 탈락한 울산까지 세 팀 모두 8경기에서 2승씩밖에 못 거뒀다. 화끈한 공격도, 단단한 수비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를 만나도 긴장을 풀 수 없는 형국이었다.

K리그 팀들의 순위는 동아시아 12개 팀 중 7~9위에 머물렀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부리람(4위·승점 14)과 조호르(6위·승점 11)보다 순위가 낮다. 중국 팀들이 예년과 달리 10~12위로 바닥을 깔아주지 않았다면 더 심각한 결과가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다. 마치다(승점 17), 고베(승점 16), 히로시마(승점 15)가 1~3위로 리그 스테이지를 호령한 일본과 더욱 비교됐다.

K리그는 불과 5~6년 전만 해도 아시아 클럽대항전에서 우승을 다퉜다. 그러나 ACLE가 유럽처럼 추천제로 바뀌자 거짓말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축구 전문가들은 K리그만 춘추제로 운영되면서 선수 영입과 리그 운영 등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진단한다. 또 물가 상승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오르는 가운데 운영비는 제자리 걸음인 것도 경쟁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CLE에 참가하는 구단들은 오르는 선수들의 몸값을 선수단 숫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늘어난 경기 숫자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K리그의 냉혹한 현실은 16강전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16강에서 한·일전 2경기가 성사됐다. 서울은 다음달 홈 앤 어웨이로 열리는 16강에서 2위 고베와 만난다. 강원의 상대 역시 까다로운 1위 마치다다. 서울과 강원은 이미 리그 스테이지에서 각각 고베와 마치다를 상대해 패배한 경험이 있다.

서울은 지난 10일 고베 원정에서 0-2로 졌고, 강원은 지난해 11월 안방에서 마치다에 1-3으로 완패했다. 두 팀이 당시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8강에 한 팀도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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